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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털도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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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털도사님 글을 읽으면서 너무 웃다가 눈물을 찔끔 거린 적이 많았다.
처음에는 격하게 웃는 동작에 의해 촉발된 복근과 횡경막의 기계적 자극에 의해
눈에서 물이 나온거려니 싶었는데
차츰 채플린의 영화처럼 진한 파토스가 느껴진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유머의 강도가 지나치다 싶은 대목을 읽다가
거시기 근육 약해지신 분들 이 대목에서 오줌 지리시겠다싶어 은근히 걱정된다.

도사님 글내용으로 봐서 나와는 테니스적으로다가 완전 반대극에 서계신 분 같은데
내가 새털도사님의 광팬이 된 걸보면
opposite attraction은 연애할 때만 적용되는 용어나 이론이 아닌듯 싶다.

나는 시간 철철 남아돌고 체력은 늘 만땅인데
다만 노후한 관절로 인한 잦은 부상으로 발목 잡혀
테니스실력향상곡선이 완만하거나 들쭉날쭉인 야무지지 못한 아줌마이고,

새털도사님은 아직 생기발랄하고 운동신경이 남달라 그런지
최근 실력이 부쩍부쩍 늘면서 전국대회 예통은 밥먹듯하고
유난히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늘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효율을 노리는 테니스를 쫓기듯 추구하고 있지만
하루종일 원없이 테니스 칠 수 있는 곳이 곧 천국이란 생각을 갖고 있고,
노상 가정과 직장과 테니스라는 세마리 토끼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작은 토끼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얕은 꾀도 부려보고 거짓말도 지어내고...
그게 다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처럼 마눌님 손바닥 위의 도사님이라
열에 아홉은 탄로나서 한시적 테니스 불가라는 겁난 보복을 당하고
bad timing과 bad place 로 좌충우돌하는 중에
독자들의 애정과 동정심은 왕창 사지만
부인이 테니스 입문하기 전까지는 수난의 행진은 계속될 듯한 젊은 아저씨다.(숨차다!)

늘 배우자의 눈치를 살핀다는 점이 어쩌면 나와 가장 근접해 있는 부분일지 모른다.
사실 나도 남편눈치를 엄청 보는 편인데
다만 나와 새털도사를 가르는 차이점은
난 남편 재택 시 라켓가방메고 집 나설 때면 눈치보느라 살금살금 걷는다거나
허락 얻어내려고 아양떨고 집안일 빤짝빤짝하게 해놓는 대신
갱년기 간뎅이붓는 증세가 생겨서 그런지
짜를테면 짤라라 될대로 되라지하는 자포자기 반 막가파적인 심정 반으로  
코트로 향하고
다시 집구석에 기어들어올 때쯤 되면
제발 현관문 번호키가 종전과 같기를 마음 엄청 졸이면서
달달 떠는 손가락으로 한단추 한단추를 꾹꾹 누르는 수전증 증세가 있다는 점일 게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