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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현님께 드리는 편지 -다른 사람 보게되면 그 회원님들 3차모임때 저의 신이내린 백핸드로 혼내줄겁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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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을 담그고

무 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 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잼과 도연명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교장선생님과 교현님과 명철 회장님이 그러하듯이,

마이클과 나의 복식 파트너가 그러하듯이,

혜인마더스님과 우혜님이 그러하듯이......

교현님!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방금 테니스를 치고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밤 11시 30분까지 쳤습니다. ㅋㅋㅋ

교현님께서 오늘 코멘트를 남기시면서 "마이클의 글이 대필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갑자기 얼마전 상현님께서 남기신 어느 코미디언의 유행어가 생각이 나네요.

"글쓰기도 잘하면 스피킹도 잘할것이라는 그런 편견을 버려...그리고 마이클의 글을 대필이라고 하면 그건 마이클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푸하하


교현님!

어제 님이 올리신 진솔한 글을 읽고 난후,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고,
특히 오늘은 종일토록 교현님 생각만 났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천안모임 토요일 전날밤에 교현님에 대해 말씀하시며
"이분은 우리 테니스 교실 사이트 초창기 가입 멤버"라고 강조하시면서, 원로대우를 해줄것을 요청하셨을때,
저는 한번 더 교현님의 눈빛을 바라 봤습니다.
그런데, 그 눈빛은 기쁨과 행복이 담겨 있었다기 보다는,
슬픔과, 아픔과, 고뇌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겨져 있는듯했습니다. 삶에 대한 고찰...
우리 교장선생님의 마음도 교현님의 눈빛에서 찾을수 있었고,
교현님의 마음역시 교장선생님의 눈빛에서 찾을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저는 어제 교현님의 글을 읽으면서 눈이 아닌 마음으로 한구절 한구절을 대했습니다.
병원 중환자실에서의 이야기에 동변상련의 감정도 느꼈고,
"남자의 푸념"이라는 말에 미소도 지어봤습니다.
저역시 한때 병원신세를 진적이 있고, 중환자실에서 온몸을 꿈쩍 못한 상태로 며칠동안 누워있었던 경험도 있는데,
당시에 며칠전만 하더라도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는데, 이렇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산 송장처럼 누워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참으로 우리의 인생은 지독한 농담과도 같은것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ㅋㅋ

가끔씩은 우리들의 삶이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느껴질때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그런 수수께끼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테니스도 마찬가지구요. ㅎㅎㅎ

참, 어디선가 읽었는데, 인간의 눈은 영혼을 드러내며, 입은 육체를, 턱은 목적을 코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이마는 마음의 정문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교현님의 이마가 참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마징가 제트님과 같은 이마를 가지셨어요. ㅋㅋㅋ
이마 넓은 사람은 마음도 참 넓다고 하는데, 그말이 사실인것 같습니다.

교현님의 어제글로 인해 은둔하거나 눈팅만 하시는 많은 회원님들이 용기를 얻고 글을 남기실것 같습니다.
어쩌면 교현님과 같은 솔직담백한 글들이, 일명 현자들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보다,
별볼일 없는 재주나 부리면서 온갖 아양을 떠는 이 마이클의 글보다 몇십배는 더 우리 회원들을 감동시키고, 지혜를 줄수 있을겁니다.

교현님께 꼭 선물해 주고 싶어서 종일 고른 음악인데, 마음에 드실련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나홀로 길을 걷네"란 러시아 민요인데, 제목이 교현님과 어울리는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시각에 들으면 정말로 분위기 있는 노래인데,
만약 내일 아침에 이글을 읽고 노래를 들으시면 좀 우울한것 같아요....그게 좀 우려스럽습니다. 크크크!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싯구 하나를 더 선물해 드리며 저의 편지를 끝 마칠까 합니다.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것을...

이외수님의 "날마다 하늘이 열리나니.."란 시입니다.

교현님 미래의 행복한 삶과, 근사한 테니스 인생을 위해...

항상 건강하십시요.

마이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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