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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 가고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련다.

 

찬란히 트여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이 시는 시인이 23세 때(1937) 추석절에 쓴 글입니다.

스물 세 해 동안 자신을 키운 것의 팔할이 바람이라고 본 것은

참으로 시인의 탁견이라 생각됩니다.

 

바람이란 그 시작의 끝을 알 수 없지만

자연의 모든 것을  안고 있는 것이니까요

옆에 있어야 할 것이 없으면 그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니

....하긴 사람의 일,세상의 일도, 자연아닌 것이 없는 것이라.......


   

 Comment '2'
  • 마이클 킴 12.20 21:30
    음..
    바람이라....이 시는 세번정도는 음미하며 읽어야만 제대로 그 뜻을 헤아릴수 있는 시같습니다. 어떤 시인은 말했다죠. 나는 바람처럼 왔다가, 물처럼 살다 가련다고....저도 그렇게 살다 가고 싶은데...워낙에 이기적인 녀석이라서...후후~
  • 김교현 12.26 21:38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없잖아...내가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용필이형노래중에서...누구라할것없이 자기흔적을 남길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최소한의 흔적을 남기고 조용히 가면 안될까..?나도그럴수있나..?갸우뚱..
    마이클킴님은 무엇을 남기고 싶은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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