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개구리..

아이들과 매주 20 여시간에 달하는 테니스 스케쥴을 소화해 오느라 정신없던 어느날...

이땡볕이 내가 알던 그땡볕이 아니란걸 몸으로 느끼고 바짝구운 오징어처럼 돌돌 말린 낙엽들이 가을바람에 와글와글 시끄러운 소리내며 몰려다님을 알았을땐 이미 해가 많이 짧아지고 있었지요.

이제야 땡볕 물러가고 테니스 치기에 좋은 계절이 되었다고 좋아하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여름시즌 마감을 통보하고 겨울시즌 실내코트 입성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어요.

요일과 시간대에 다르지만 대략 시간당 $36~46 불에 달하는 부담스런 코트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매주 9시간씩  24주에 걸친 계약을 했습니다.
먼저 12주치에 대한 코트비를 선불하고 나머지 반은 12월중에 완불하기로 계약을 완료했고 이번주부터 실내코트에 입성했습니다.

미국에 불경기가 극심하고 레슨비에 코트비까지 추가 부담이 되다보니 많은 아이들중에 절반만이 같이 동면을 하게 되었음이 마음은 아프지만 나날이 해가 짧아져 제가 생업을 포기하지 않는한 주중저녁시간대의 레슨을 지속할수 없어서 조기동면을 시작하고야 말았습니다.

긴긴 겨울밤...
아이들도 절반으로 줄어 시간이 좀 생겼고..
조금 심심하지 않을까??

긴긴밤 심심할거다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첫경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곤 저질렀습니다.
따끈따끈한 첫경험을...

스트링 머신을 샀습니다.
긴긴밤 뜨개질하듯이 라켓줄이나 꿰어 보려구요.

Gamma X-2
$159 제일 싼 모델입니다.
2포인트 마운트
드랍 웨이트 방식이고..
플라잉 크램프 2개와 간단한 공구 그리고 감마 스트링이 여러가지 5세트 포함되어 있더군요.

주문을 하고는 물건이 도착할때까지 너무 싼걸 주문해서 제대로 사용할수없는 물건이 도착하는게 아닌가 걱정도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매뉴얼을 보고 또 보고..
마침 아들애의 라켓줄이 끊어졌던지라 바로 도전을 했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리고 말았습니다.

확실하지 않으면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 첫경험을 마쳤으니 앞으로는 1시간내에 할수 있을것 같아요.

라켓에는 상당히 민감하면서도 줄에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아서인지 강산이 몇번 펴졌다 접어졌다를 반복 할만치 오랜기간 라켓스포츠를 즐겨왔지만 스트링 머신 살 생각은 안하댔는데 얼마전 스트링머신에 대한 글을 주고 받다가 생긴 궁금증을 이겨울이 다가도록 십자수 놓듯이 정성드려 라켓줄을 갈아 보면서 풀어보려 합니다.

친구들에게 말했지요.
스트링 머신 샀어.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애 라켓줄을 제일 먼저 갈아줬어.
따끈따끈한 첫경험이야....했는디..

까칠한 친구가 말하더군요.
ㅉㅉ..
아들애 라켓으로 연습하고 자기 라켓줄 제대로 갈아 보겠다는 아버지는 처음 본다~~ 나??

첫경험으로 완성한 아들애 라켓은 프로에게 맡겼을때보다 훨씬 단단한 느낌이네요.

준비하고 뚝딱거리는 그과정 자체도 제가 즐겨하는 취미생활이기에 긴긴 겨울밤이 새도록 여러가지 방식으로 뚝딱거려 볼 작정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부는 계절에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