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파이를 키워야 한다...

제가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시작하면서, 푼돈이나마 성금이나, 행사비용을 위한 기획상품 구매, 진취적 국내 브랜드 구입 등등에 사용합니다. 십시일반이라고 그저 부담 안되는 범위에서 그리하는데, 그 재정적 내용을 보면 정말 국내 테니스계는 그 파이가 작습니다.

테니스와 함께 시작한 것이 등산인데, 초창기 조악한 기능성 의류나마 국내산이라는 이유로 구입하고, 외산이라도 국내 수입상의 혜안에 감탄해서 구입해서 아직도 잘 입고 있습니다.

이제 몇년이 지나고 보니, 등산 용품은 홈쇼핑에까지 단골 손님이 될만큼 시장이 커졌습니다. 3-4년전쯤 산에 올라가 보면, 소위 발수성 기능의류는 거의 없고 청바지에 면티가 주종이던 시절에 비해, 요즘의 등산객들은 옷은 물론이고 등산화에 모자, 극세사 수건, 냄새 안나는 수통, 전문 배낭, 지팡이 등등 소품 하나까지도 준전문가 수준으로 갖춘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 등산 용품의 시장 파이는 많이 성장했습니다. 웰빙 바람과, 주 5일제와, 자유직 및 명퇴자의 증가 등이 이유겠습니다만, 왜 다른 여가 운동도 많고-특히 테니스- 활동도 많은데 굳이 등산용품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뭘 하나해도 초보자가 전문가 장비를 갖추는 귀여운 '뻥쟁이' 우리 정서에 제대로 된 등산용품은 지속적 구매 유혹이 높고, 또 등산이 아니더라고 일상복으로 활용가치가 높은가 봅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올라갈 산이 많다는 것과, 구단위 지방자치단체까지도 삼림욕장을 만들고 관리할 만큼 신경을 썼다는 것입니다. 새벽 산행을 위한 등산로 정비, 약수터 문화 이해, 휴식 및 대화 공간 형성 등등 비용효율이 높은 기여를 통해서 많은 사람을 끌어 당기는 분위기가 등산용품 시장 확대의 제일 큰 원동력이다 싶습니다.

테니스도 뭐 쉽게 갈만한 테니스장이 있고, 테니스 치는 사람을 보고 자극받을 대상이 있고, 그곳에 약수터 문화 비슷한 삶이 있고, 그래서 지방 자치단체의 제도적 받침이 있어야 파이가 커질것 같습니다.

누가 8000미터 고봉을 올라갔다고 등산 인구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고-되려 IMF실직이 더큰 요인일 수도 있죠-, 유승민 반짝해도 아직 탁구인구 대폭 늘어난 것 없습니다. 요체는 등산, 테니스, 탁구, 축구 등등의 운동도 뭔가 그것을 하는 사람들의 문화가 있는 것과 그 문화를 즐기는 유권자를 신경쓰는 자치단체의 관심이겠습니다.

이즈음, 테니스의 문화가 무었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도대체 몇 살이야 민증 까봐!",
"제발 지긋지긋한 풋폴트 좀 그만하세요",
"인"이다 "아웃"이다 싱갱이,
초보의 무대뽀 철부지 공이 싫어서 끼리 어울릴 수 밖에 없는 고수,
고수의 따돌림 싫어서 숨어서 새벽 레슨 시작한다 "띠벌..."의 서러운 하수,
"저 사람 왠 매너가 그 모냥이냐?",
투어형이 좋네 마네,
발리질하는 복식이 싫네 마네,
단식 잘난척은 정서에 맞네 안맞네,
코트에 술판이 인간적이네 아니네,

결국,
파란 잔디위에 하얀 테니스복을 입은 럭셔리한 분위기도,
깨끗한 하드코트에 열정적 차림의 젊음도,
등에 배인 땀과 발목을 덮은 흙먼지 클레이 코트의 진한 야성미도,
서먹한 사람끼리 땀 흘리고 어깨동무하는 인간미도,
그리고 운동후의 시원한 샤워 한판도...
앞서 열거한 나쁜(?) 문화를 이겨내지 못한 문화적 공황이 한 요인이다 싶군요.

테니스 치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는 인식이
좋은 쪽으로 다르기 보다는,
이기적이고 승부욕 지나치고 배타적으로 다르게 보이지는 않는지?

전테교의 마당이
그래서 테니스의 진정한 문화를 키우고
궁극적으로 파이를 키우는 소중한 장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