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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편일까?

요즘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테니스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인지 아니면 벌써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되었는지를.

여름감기가 폐렴으로 진행되어 드러눕기 전까지는 아침마다 레슨 꼬박꼬박 받았다.
하지만 레슨 끝나면 뒤도 안돌아보고 집으로 향한다.

시합이 있으면 기차 타야되는 제법한 거리도 마다않고 관전하러 간다.
하지만 게임 복귀하게 된다 해도 시합 출전할 생각은 없다.

테니스 기사도 계속 읽고 있고 좋아하는 선수들 게임은 인터넷 뒤져 밤을 새워 본다.
하지만 코트에 나가 남들 공치는 걸 멀뚱 보고 앉아있기는 싫다.

전 같았으면 아대하고 바닥창 덧깔고 진통제 먹고 턱이 얼얼할 정도로 악물고라도 운동을 했을텐데
이젠 조금만 아픈 기색이 느껴지면 가늘고 길게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몸을 사리고 마음을 쉬이 접게 된다.

알코올중독자가 오래동안 술을 끊었다가 딱 한모금만 마셔도 그만 도로아미타불이 되버리는 것처럼
공 치게 되면 또다시 무절제한 옛날로 일순에 돌아가 이번엔 몸 뿐 아니라 마음도 다 망가져버릴 것같다.

글이 뜸하다고하면 별것도 아닌 걸 재주라고...그간 의무에 소홀해온 걸 반성하면서 죄송해했다.
그런데 요즘은 테니스를 쉬는데 글은 무슨...하면서 발끈해한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홍남선 08.10 11:54
    혜랑님, 푹 쉬시면 곧 에너지가 재 충전될 것입니다. 우리 혜랑님 팬들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혜랑님이 용기가 꺾이시면 우리는 슬퍼질 겁니다. 여름 잘 나세요.
  • 최혜랑 08.12 20:07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마종기 詩|

    (아내는 맛있게 끓는 국물에서 며루치를
    하나씩 집어내 버렸다. 국물을 다 낸 며루치는
    버려야지요. 볼상도 없고 맛도 없으니까요.)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뜨겁게 끓던 그 어려운 시대에도
    며루치는 곳곳에서 온몸을 던졌다.
    (며루치는 비명을 쳤겠지. 뜨겁다고,
    숨차다고, 아프다고, 어둡다고, 떼거리로
    잡혀 생으로 말려서 온몸이 여위고
    비틀어진 며루치떼의 비명을 들으면.)

    시원하고 맛있는 국물을 마시면서
    이제는 쓸려나간 며루치를 기억하자.
    (남해의 연한 물살, 싱싱하게 헤엄치던
    은빛 비늘의 젊은 며루치떼를 생각하자.
    드디어 그 긴 겨울도 지나고 있다.)
  • 최혜랑 08.12 20:11
    부상으로 코트에서 내쳐졌을 때 난 단물은 빠지고 살은 흐물흐물해진 멸치가 된 느낌이었다. 비참했다.
    그런데 요즘은 혹시 테니스가 멸치 아니었나싶기도하다. 그건 더 착찹하다.
  • 한계령 08.15 06:52
    언닌 언니고, 테니스는 테니스고...
    부상에서 회복되어 다시 코트에 서면
    더 즐거운 테니스가 될 겁니다.
    이제 부상 없이 즐테할 수 있는 법을 더 많이 실천해 보세요.
    늘 온라인으로만 인사 드리네요. 가끔 수원정모에 왕림해 주세요^^
  • 全 炫 仲 08.21 22:28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한국에서는 특히 프로테니스는 확실하게 멸치처럼 되어가고 있네요.

    여름 다 가기전에 혜랑님 원주에 바람한번 쐬러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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