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본문 바로가기


들고 나는 자리에 대해

청백전으로 진행된 오늘 월례대회는 그냥 화기애애하기만 하던 이전의 월례대회와는 의미가 달랐다.
새로운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들여 입회를 환영하면서
그동안 정들었던 회원의 송별을 함께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었는데
여느 때보다 갑작스런 일이 생긴 회원이 많아 참석한 회원이 조촐한 가운데 치뤄지게 되어
드는 사람과 나는 사람 모두에게 괜시리 미안했다.

이사 때문에 휴회하게 된 회원은 처음 가입한 클럽이었는데 떠나는게 너무 가슴아프다면서
끝내 그렁그렁하던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정도 감정을 추스리고 나더니
떠나는 자기가 슬퍼하는 정도에 남는 우리의 반응이 훨씬 못미치는 것같아 서운하단 말을 했다.

매일 아침 얼굴 보고 공치다 오후에 헤어지기를 몇 년 하다보면
사실 이웃보다 가깝고(이웃 사귈 여력이 남질 않아)
가족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어쩌면 가족보다 더 정서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되기도 하지만
테니스를 접거나 이사로 멀어진 사람에 대해서는
잠깐 사이에 마음은 더 멀어져 있어서 테니스인간관계의 부박함을 한탄하게한다.

환자들의 죽음을 일상적으로 보고 겪어야하는 의료진들에게
그들이 동정적이지 않고 인간적인 따스함을 엿볼 수 없다고 불평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 것처럼
클럽생활 몇 년만에 얻은 결론이
이 바닥에서 이별은 다반사여서 이로 인한 상처를 덜 받으려고 다들 무덤덤하고 덜 사랑하게 되었나?

자기보다 덜 슬퍼해하는 것으로 느껴져 서운했다는 후배에게
자신있게 내 울울한 속마음을 펼쳐 보일 수없었던 게 못내 아쉽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윈윈 04.21 01:57
    동감합니다.어디 맘 둘데가 없는 게 서글프기도 하죠.

  1. No Image

    날씨가 미쳤다

    식사가 끝날 때 쯤 되면 나이 제일 어린 동생분 또는 봉사정신이 투철한 엉덩이 가벼운 분이 커피당번하러 일어나 커피 마실 사람 수를 헤아리지만 그 수가 많을 땐 대신 안마실 사람 손들라고 한다. 8월 한달 비가 며칠이나 왔냐는 통계가 21일~24일 등 들쭉...
    Read More
  2. No Image

    코트의 비호감

    요즘 한발은 테니스판에 둔채 한발은 빼내 새로운 경험과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 테니스판에 발들여놓을 때처럼 한걸음 떨어져보는 시선을 갖게 되니 인간세상과는 다른 독자적인 원리와 규칙을 갖는 참 독특한 사회란 생각이 들면서 새삼 닮은 꼴과 다른 꼴을 ...
    Read More
  3. No Image

    아대아대바라아대

    내가 갖고 있는 보조장비들은 굴곡이 많았던 테니스개인사를 말해주는 산증인이다. 한 롤에 만원이 넘어 비싸다 싶었던 키네시오테이프는 최소량을 잘라 좍좍 늘여 붙이며 아껴아껴 썼는데 옆사람이 나도...하면서 손 내밀면 차마 거절의 말은 못하고 호기있게...
    Read More
  4. No Image

    전에는 저랬지만 요즘은 요런 것들

    "언니는 더한 땡볕에서도 공쳤거든요!" 내가 후배에게 이 폭염주의보 하에도 공쳤느냐고 꾸짖자 정말 생각 안나냐는 표정으로 되받는다. 어디 이 뿐이랴? 테니스를 접한 지 얼마 안되던 초보시절 갖고 있던 생각들 중에는 아직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것도 있지...
    Read More
  5. No Image

    어느 편일까?

    요즘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테니스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인지 아니면 벌써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되었는지를. 여름감기가 폐렴으로 진행되어 드러눕기 전까지는 아침마다 레슨 꼬박꼬박 받았다. 하지만 레슨 끝나면 뒤도 안돌아보고 집으로 향한다....
    Read More
  6. No Image

    잠 안오는 밤 누운 채 사람을 세어보았다.

    잠 안오는 밤 반듯이 누워 천장만 보고 있자니 등은 베기고 갑갑증이 나서 솟구치듯 일어나고 싶었지만 비록 똑같은 반복과 단조로움이 기다리고 있을 다음날이지만 그 내일을 위해 다시 눈을 감고 애써 잠을 청해본다. 잠 안올 때는 뭘 세어보라고 했겠다! 서...
    Read More
  7. No Image

    SW vs HW

    애플 아이폰의 충격으로 소프트웨어의 우위가 하드웨어를 압도하는 것으로 판명난 이 즈음 테니스계에서는 이와 반대로 다시금 하드웨어 우위론이 득세하는 것같아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다. 페더러와 나달이 각각 윔블던 초기 라운드에서 고전했던 상대선수들...
    Read More
  8. No Image

    RE: 가방

    페더러선수가 경기장에 입장할 때 보면 커다란 윌슨라켓가방을 메는 외에 꽤 커다란 나이키스포츠백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들어오는데 광고 효과 때문인지, 그가 꼭 필요하다 생각하는 짐이 다른 선수보다 유난히 많은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세레나도....)...
    Read More
  9. No Image

    어느 신파

    곧 들통날 거짓말을 밥 먹듯이하고 천지사방으로 바람 피우고 돈은 어찌알고 뒤져가는....남편이 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몹쓸 인간을 사랑하는 자신이 미친X이라고 울며 탄식하는 여자가 있다. 한참 전에 본 한국영화 속 신파의 한 장면인데 문...
    Read More
  10. No Image

    어! 벌써 유월? 그럼 올해도

    5월은 가정의 달이니 부모님 모시고 얘들 데리고 산으로 들로 놀러가라고 나라에서 정해줬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아 공치기 딱 좋은 계절이라 대회와 교류전 등 각종 행사가 끊이지 않는 관계로 테니스하는 사람들은 반정부적으로다가 가정을 완전 버리게 되는 ...
    Read More
  11. No Image

    또렷하지 않은 화면과 그보다 더 희미한 기억

    비가 어제부터 내일 새벽까지 줄창 온다는 일기예보가 못미더워서가 아니라 공 안친지 제법 됐는데도 아직도 몸에 밴 습관 때문인지 공연히 창밖 내다보고 바닥 고인 물에 빗방울이 둥근 자욱을 내는지 확인해보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 못된 ...
    Read More
  12. No Image

    노란공에게 배운 것

    동병상련 때문인지 부상으로 운동 쉬는 동안의 소회를 담은 어떤 분 글에 공감도 가고 그래 이런 상황에선 다들 이런 생각이나 행동을 하나싶어 어수선한 내 마음에 채근을 덜하게 되었다. 공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만큼 다시 공 칠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이 ...
    Read More
  13. No Image

    클레이 코트

    무거운 롤러를 굴려 땅을 다지는 롤링은 무척 힘든 일이라 비온 후가 아니면 대체로 생략하고 코트 양끝을 브러쉬 끌고 왔다갔다하면 고운 흙이 골고루 빗질로 다듬어진 평평한 면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라인기로 반듯하게 선을 그어 마무리하고 나면 종종 여...
    Read More
  14. No Image

    나는 지금 과장 아니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우리의 코트문화 중 테니스외부인에게 알려지면 어쩌나싶은 공공연한 비밀 하나는 음주에 관한 것이다. 언젠가 카페에 클럽대항전 전 며칠동안만이라도 금주 및 절주하라는 음주 절제글을 올린 적도 있었고 한국음주문화와 사회전반의 후진성을 연관시켜 쓴 글...
    Read More
  15. No Image

    들고 나는 자리에 대해

    청백전으로 진행된 오늘 월례대회는 그냥 화기애애하기만 하던 이전의 월례대회와는 의미가 달랐다. 새로운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들여 입회를 환영하면서 그동안 정들었던 회원의 송별을 함께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었는데 여느 때보다 갑작스런 일이 생긴 회원...
    Read More
  16. No Image

    알고도 몰랐던

    오랫동안 가까이 지녀왔던 물건이나 자주 접했던 사람에게서 어느 순간 낯선 구석을 발견하고 놀라게 되는 일이 종종있다. 가령 일년도 넘게 들고 다닌 핸폰의 초기화면에서 일요일이나 법정공휴일은 빨간색으로 요일이 표기되고 있다거나, 상대 서브 기다리며...
    Read More
  17. No Image

    [정희준의 '어퍼컷'] 그들은 왜 짐승이 되었나?(펀글)

    테니스 동호인들 중에는 자식이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어줬으면하는 마음에서 일찍부터 선수를 시키거나 (유치원이나 적어도 초등 저학년에서부터는 시작해야 하니 자식의 의사와는 무관하다고 봐야) 강압적이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선수의 길을 걷도록 은근한 ...
    Read More
  18. No Image

    잃으신 물건은 없으신지?

    아끼는 물건이 없어졌다면 아차싶은 내 실수나 부주의에서 비롯되어 누구 탓을 할 것도 말 것도 없을 때도 있지만 범죄를 양산해내고 보통사람들의 양심마저 좀먹어버리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에 더 원망이 가는 경우도 있겠다. 대개 뭘 잃고 나면 내탓 남탓...
    Read More
  19. No Image

    되새김질(마땅한 수순?)

    오늘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제 많이 좋아졌으니 다음주부터는 하루걸러씩 오라고 했다. 종일 집안에 콕박혀 빈둥거리던 사람 그나마 등떠밀어 집밖으로 내쳐주던 고마운 일이 갑자기 반토막이 나버리고나니 귀찮은 일 줄었다고 좋아해야할지 허전&섭섭해야...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64 Next
/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