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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은 필요충분조건 중 그저 하나에 불과하다면

과천에서 하는 음악회표가 있는데 같이 안가실레요?
아직 기침이 나올지도 몰라 안된다했더니 고요해야하는 클래식이 아니라
7080 공연이라며 지금 나한텐 기분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나
끌려가다시피 따라간 공연치고 내내 즐거웠다.
종종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리가 클 때면
귀를 틀어막기도 해서 옆에 앉은/선 사람 기분 가라앉힌 죄 컸지만.....

연말에 열 댓 명의 동창들과 노래방엘 갔었는데
나 빼고 죄다 가수 뺨치게 노래를 잘 불렀고
하나은행 최연소 지점장 출신인 녀석은 그 연식에 최신 랩에 안무까지 곁들여 단연 짱이었다.
이처럼 지극히 비정상적인 집단을 보게 되면
나는 표준편차니 정규분포니 하는 개념들에 회의가 생길 뿐이다.

테니스치는 사람들도 노래 잘하고 춤도 되는 사람이 지나치게 몰려있는 비정상적인 집단이다.
현재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테니스인데
나보다 공을 잘치면서 제일 안되는 것이 테니스라고 하는 사람들이라
술 잘마시고(과음한 다음날도 끄떡 없이 공치러 나와서 이 사람들 간은 뭘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고스톱이나 동서양화에도 다 능한 것같고(난 아직 몇 달과 무슨 패가 헷갈리는 수준)
당구장에도 몰려가 다마 타령을 한다하고
부킹 얘기 하는 걸 들었는데 골프장 얘기는 아닌 것같고
한마디로 다들 잡기에 강하다.
나름 공부않고 잘 놀았다고 자부하는데 도대체 난 지난 세월 뭘하고 놀았는지 모르겠다.

열창하는 가수들 노래 따라하며 박수치다가 문득 테니스 선수들이 떠올랐다.
노래방에서 가오잡는 수준들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확연히 구별될 정도의
호소력이 있는 목소리에 풍부한 성량을 지닌 뛰어난 가창력있는 직업가수도
어떤 이는 성공해서 스타탄생인데
재능은 비슷한데도 불운한 다수는 무명으로 밤무대나 전전해야하는 건지.
재능이 뛰어난 테니스 선수라 할지라도 누구는 투어무대에서 활약하며 탑 스타로 도약하고
어린 시절 반짝했던 다른 이는 오픈대회나 퓨처스대회 돌다가 꿈을 접고 주저앉게 되는 건지

성공과 좌절이 나뉘는 그 잔인한 분기점은 어디에 있는 건지.......
문득 봄에 피는 개나리와 가을에 피는 국화꽃의 대비가 생각났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우와 04.18 09:04
    음악회표 한장의 이야기에서 29줄의 의식의 흐름을 피워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읽는 사람의 의식을 확 사로잡으면서...
    저 같은 사람은 음악회 갔는데, 가수는 참 가수더라 하는 생각밖에는 못하는데...
    음악회 표한장이 국화꽃으로 승화하는 감성의 진화는 읽는 사람의 의식을 한단계 올려주시는 성공하신 분이십니다...
  • 게임돌이 04.18 13:25
    분기점 ....
    지난 월례대회에서도 저는 A조로 가지 못했습니다.
    B조 B조 B조....
    언제나 꼬리표를 뗄수 있을지

    그동안 얼마나 제 자신이 교만했는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잘친다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그들을
    밤낮으로 기량을 연마하여 그리하여 이겨서 코를 납작하게 하고,
    남을 낮게 여기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나만은 저 들같이 되지 않겠다던,
    높은 곳에서 도도해 지고 싶어 했던 속마음을
    공 잘친다고 목이 곧은 사람들에게
    본 때를 보여 주고 싶었던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거의 코트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아직도 B조.

    아직도 멀기만한 기량의 깊음에도 화가났고,
    정말 어이없는 선발기준의 다양한 변화
    참으로 어이없었습니다

    분기점이 또 왔습니다
    자극이, 실패가, 뒤처짐이,
    저의 분기점입니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
    더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
    더 열심히 싸워야 한다.
    꼭 고수가 되어야 한다
    꼭 이겨야 한다.
    저들을
    나 자신을
    꼭 ....
    <이런.... 글이 무섭네 ^^>
  • 최혜랑 04.20 00:23
    우아님!
    함량미달의 글에도 늘 비판 대신 격려로 추어주시고,
    다소 어거지로 테니스에다 꿰다 맞춘 글을 감성적 진화로 좋게 봐주시다니 감사드립니다.
    그렇지만 가끔 몸 둘 바를 모르게 비행기를 태워주시면 멀미하는 체질을 타고난 전 많이 어지럽습니다.
    ㅋㅋ

    게임돌이님!
    어떤 땐 자신이 쓰고도 무서운 글이 있지요.
    책임감이 느껴져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마음이 캥겨서 목덜미가 뻐근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글이 가끔은 닻이 되기도 하고 돛이 되기도 하면서
    테니스란 긴 여정을 이어가게 해주지요.
    피나는 노력없이 쉬이 고수가 되신 분들은 결코 이해할 수도 짐작할 수도 없는 험난한 과정
    잘 이겨 내시고 원하시던 실력과 인격 고루 갖춘 분이 되시길 저도 빌어드리지요.
    (부모님 영향으로 어렸을 때 시작하셨던 분들이나 동아리출신들도 비교적 빠른 head start ?
    물론 그런 분들도 어느 시기에는 설움도 살짝 겪었을테고 집중적인 수련과 연마하는 시기도 있었을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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