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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나의 라켓은....

라켓으로 낮은 발리하느라 땅을 많이 팠더니만 범퍼가 너덜거린다.
예전같았으면 안느는 걸 애꿋은 라켓 탓을 하며 벌써 몇 번은 바꿔치웠을텐데
파국으로 치닫는듯한 세계경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정경제를 생각해서
변덕을 꾹꾹 참아오다
온통 흠집투성이의 몰골을 한 라켓이 안되보여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 이제 은퇴하고 쉬라고 하고 싶고
속으로 골병이 들었는지 요즘 부쩍 탄성도 많이 떨어진 것 같아 보이고 해서
지금의 내 라켓과는 퍽 다른 스펙의 라켓 몇자루를 시타해보고 있었다.

전같았으면 공치는 손맛이 없다고 거들떠도 안보았을
프레임 두툼한 해머라켓으로 난타를 치고 있는데
동갑내기인 아저씨가 옆에서 거든다.
이제 그대와 내 나이는 라켓의 도움을 받아 공을 쳐야지!
모름지기 오십 코 앞에 두고 팔팔한 젊은 사람들 휘두르는 라켓들고 고생하느니
일찌감치 툭 갖다대기만 해도 공이 쭉쭉 뻗어나가고
슬쩍 감아도 네트를 홀짝 넘어가주는 효자같은 라켓으로 바꿔야한다는 요지였다.

평소 신조가 못먹어도 고! 모 아니면 도! 파워만이 살 길이다! 처럼 공을 치던
소띠아저씨가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조언이어서 동병상련이랄까
그도 요즘 나처럼 나이듦의 비애를 느끼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원히 변치 말자는 언약이 여전히 아름답게 들리지만
시간이란 쌉싸름한 경험이 쌓이면서 이젠 변해야 산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연애결혼처럼 첫눈에 반해 한평생 같이하고픈 마음이 드는 라켓을 만나지 못했지만
중매결혼처럼 일단 정혼하고 그 라켓에 맞춰가면서 살아가야하는지
오만가지 라켓 중에 설마 갱년기 투정많은 아줌마가 칠만한 라켓 한자루쯤 없을까?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하득용 07.03 10:14
    ㅋㅋㅋ.
    그 소띠 아저씨. 요새 파워 감량(체중 감량이 아니고)해서 새로 태어 나셨다고 했는데.......
    파워 감량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세월의 힘(?) 이었단 말씀입니까 ?
    어쨌든 파워 감량하셔서 컨트롤은 안정 되었다고 하던데.... 그래도 소띠 형님처럼
    모아니면 도, 파워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어 행복(?) 했는데 드디어 소띠 형님도
    파워 세계를 탈퇴하신건가요 ? 전 아직 젊기 때문에 (50되려면 아직 여유가 좀 있으니) 계속
    이 길을 가렵니다.
    7월 중순경 소띠 형님, 혜랑 누님 만나러 가겠습니다.
    아마 제가 가서 소띠 형님 살살 꼬시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 오실겁니다. ㅋㅋㅋ
  • 맥주좋아 07.03 10:59
    아니 그렇게 좋은 라켓도 있습니까? 건드리기만 해도 쭉쭉 나가고, 슬슬 감아도 스핀 걸리는. 그런 라켓 있으면 소개좀 시켜 주세요. 저도 5학년인지라.
  • 박영심 07.05 20:56
    ㅎㅎㅎ 10년 후면 공감이갈까요? 그런 걱정을 하며 하는 때가 저도 곧 오겠죠? 받아들여야지 어쩌겠어요 힘이 되는 지금 힘닿는 대로 힘껏 쳐볼랍니다
  • 패대기 07.08 15:14
    우리 코트에 60대 중반의 노회원이 계십니다
    젊었을때에는 잘 쳤다고 하시는데 본인 혼자만의 생각인 듯 싶고.........

    아무튼 라켓을 바꾸시기를 식은죽 드시듯 합니다
    올해만도 족히 10여 자루의 라켓을 바꾸시는 걸 봤습니다
    라켓뿐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출시되는 거트라는 거트는 다 써보셨을 겁니다

    내가 보태주는 것도 아니라서 뭐 참견하기는 그렇지만 어떤때는 어지러울 정도로 자주 바꾸시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을 인정하기 힘든 나이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도 저 나이가 되면 그렇게 되겠지요?
  • 최혜랑 07.08 22:46
    아마 그 분도 한해 한해가 다르다는 걸 몸으로 마음으로 확실히 느끼실 겁니다.
    라켓 무게나 스펙, 거트 탄성에 무척 예민하신 분같은데
    그런 잦은 변덕을 뒷받침할 경제적 능력이 있으신 점이 오히려 부럽습니다.
    알토란같은 노후대책을 해놓으신 분이신듯. 글쎄요. 일종의 과시적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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