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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슬머리와 스트레이트 파마

난 내가 곱슬머리란 걸 다 커서야 알았다.
아침마다 이리 뻗치고 저리 꼬이는 머릴 빗으면서
남들처럼 얌전히 자질 못하고 온 사방을 휘젓고 다니는 고약한 잠버릇 탓을 했다.

반곱슬머리로 태어난 운명을 비관하며
중력에 거스르는 적이 없이 늘 찰랑찰랑하기만한 친구들의 직모가 부럽기만 했다.
그러다가 곱슬머리도 쫙 펴진다는 미용사의 권유에 스트레이트파마라는 걸 해봤지만
요즘은 파마약이 발달해서 어떨런지 몰라도 그 땐 정말 잠시 다소곳해보이는 듯하다가
돈만 아깝게도 도루아미타불이 되어버렸다.

민권운동의 영향으로 자기정체성을 찾으려는 흑인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아마
곱슬곱슬한 자신들의 머리를 강제로 펴거나 좀 덜 구불거리게 마는 대신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었을 것이다.
30 여 년 전이 배경인 영화에서 흑인들의 헤어스타일이 방석만한 꼬불거리는 머리를 이고 있는 듯해보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내 머리에 더이상 불만해하지 않게 되었다. 글쎄 철이 좀 들었는지....
커트만 하고 파마 따로 하지않아도 되는 내 적당히 곱습거리는 머리를
돈 벌었다고 오히려 주변에서 부러워한다.

자기를 사랑하는 행위의 제일 첫단계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누구처럼 어떠했으면 하는 가정법 대신
내가 발이 느린 것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 보는 눈을 빠르게 하려고 노력한다든지,
내 작은 키를 한탄하기 보다 공 뜨기 전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가
떴다하면 한 발 먼저 뛸려는 자세를 취한다든지,
배우고 또 배워도 잘 습득이 안되는 기술이나 자세는 따로 거울보고 또는 공없이 스윙연습을 해본다든지,
몇 년만 더 일찍 시작했어도하면서 지금의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일들을 안타까와하는대신
라켓 잡기에는 너무 늦어져버리기 전에 시작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사람들이 각박한 것을 탓하기 전에 내가 더 베풀 것은 없었는가를 고민하게 하고,

......



(죄송 갑자기 중단할 일이 생겨서 중간중간 고치면서 다시 썼습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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