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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무거운데 손가락이 가벼운 여자

가끔 집에서 못읽은 신문을 뭉치로 들고 코트에 가서 읽다보면
-신조어인가 싶은 낯선 말이나 문구도 더러 있고,
(테니스에 미친 공친구들 사이에는 서로의 무식을 용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있긴 하지만 물어봐도 모를 게 뻔하거나 딱히 물어보기도 뭣한 때가 있지요.)
-비가 억수로 올 때면 꼭 보고 싶은 영화나 책 몇 권의 제목도 발견하게 되고,
(부슬부슬 오면 인조잔디라 요번처럼 여름 감기 걸리게 우중테니스를 할테니)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있는 가족들에게 가끔은 짠하고 해주고 싶은 요리법이 눈에 띄기도 하고,
-러시아나 동구출신의 혜성같이 나타난 신인테니스 선수의 아리까리 어려운 이름을 가까운 장래를 위해 꼭 외워둬야 할 것 같아서,
.
.
.
등등의 이유로
형사 콜롬보처럼 작은 수첩이랑 필기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면 급한대로 핸드폰을 열어
편지보내기에 새글쓰기에 쓰고 문장보관함에 저장하고 나서
보내는 사람의 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면 깜짝 놀라 핸드폰을 닫아 버리곤 했습니다.
어떤 내용은 문자보내는 데에다 담기에 넘쳐서 압축과 축약을 심하게 했다가
나중에 무슨 소린지 종잡을 수 없기도 하고.....
뭐가 그리 바쁜지 가끔 문장보관함을 열어보면
못찾아본 단어, 못읽은 책제목, 못보고 극장에서 내려버린 영화, 못만들어 먹은 음식, 못외운 혀꼬부라지는 이름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저같은 핸드폰맹에게도
핸드폰을 갖고 놀다 스스로 깨닫는 계기가 있어
전자다이어리에서 스케줄관리랑 메모장을 발견했습니다.
스케줄관리로 깜빡깜빡하던 제 새*끼*줄도 핸드폰이 알아서 삐리삐리 할 것이고
특히 이 메모장은 문자보내는 편지쓰기보다 양도 넉넉하고....
갑자기 코트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불의를 발견하면 당장 입력해뒀다가
동네방네 나발을 불어야지하고 생각하니
맘에 딱드는 라켓 새로 장만한만치로
흐뭇하고 든든했습니다.

누가 저보고 자기가 지금까지 한 말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하데요.
그래서 저는 영어식 제스쳐로 입을 자크로 꽉 채워보이며 상대를 안심시켰지요.
하지만 곧바로 손가락을 피아노치듯 해 보였는데
이 분이 제 심오한 뜻을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어요.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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