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테니스 사랑

근 한달여의 기다림...그리고 소식...


오늘처럼 무척 아팠던 3월초,
안양에서 올림픽 공원까지 오갔던 삼일 동안
참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왕복 여덟번,네시간을 소요해 가면서 얻었던 노력과 결과는
이제 또다른 테니스 사랑법으로 다가온다.



어제처럼 봄비가 내린던 날,
서둘러 도착한 강의실에는 사상초유의 사태로
무슨 경매장 같기도 하고 치열한 아파트 투기장 같기도 한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상황이였다.

테니스협회 관계자분들의 신속한 처리로 겨우겨우 허접한 의자에 몸을 기울여
고3 수험생 마냥 두귀를 쫑긋 세우고 주옥같은 테니스 룰과 심판의 자세에 대한
강의를 김대실 심판이사님께 듣게 되었다.


그동안 너무 몰랐던 부분들이 참 많았음을 깨닫고
어쩔수 없는 동호인 테니스 대회의 현실이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했었다.




다음날에는 대규모 강의실로 준비가 되어서 전날보다는 조금 나은 환경에서
브론즈 뺏지를 획득한 임차훈 심판님의 비디오 강의를 들었다.
비디오를 시청하면서
과연 심판의 역할을 잘 해낼수 있을런지에 대한 강한 의문이 생겼다.

사실 심판이 되기보다는 좀더 정확한 테니스 룰과 애매한 셀프져지에 대한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 싶었던 마음였기에 더욱더 확신은 없었다.


마지막날은 일요일였는데
전날 사실을 알게 된 유비님이 태워다 준다며 함께 나섰다.
일부러 숨긴것은 아닌데 굳이 말하고 싶지도 않아서
3일간 조용히 다니려고 했는데 결국은 알게 되더니
본인이 더욱 흥분해 하면서 동행을 청한다.


시작한 첫날부터 비가 내리더니
마지막 날에도 주룩주룩 종일 봄비가 내렸다.
심판 실기 시험을 치뤄야하는데 코트사정이 좋지 않아서
결국은 라인 테잎로 만들어진 미니 테니스장에서
100 여명의 수험생들이 그룹별로 시험을 치뤘다.

평소에 "아웃" 콜을 자신있게 했는데
라인 엄파이어의 자신감 넘치는 콜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특히나 씨그널 싸인은 콜보다 한박자 늦게 해야하는게 어색했다.


필기 시험도 있었는데
깨알같은 글씨의 50문항,전날 나름대로 공부 좀 했는데도
어찌나 숫자가 헷갈리고 애매한 상황들이 많은지...


그렇게 3일간의 여정은 막을 내렸다.


오늘 등기로 받은 심판 자격증으로 인해 크게 달라질 것은 없겠으나
최소한 라인시비,풋폴트 등 셀프져지에서 애매한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공부는 확실히 한 셈이고
앞으로 더욱 더 테니스를 사랑하는 일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간 것 같다.



어제 케잌을 사와 "4급 공인 심판 된 것 축하해."라며
귓가에 속삭여 주던 유비님의 얼굴이 다시 떠오른다.
테사랑보다도 본인이 더욱 기뻐하길래
도무지 그 속내를 알수가 없다.
(적극적이지않고 소소한 것부터 사랑하고픈 테사랑의 진심을 알아주었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휠체어 테니스 대회를 제일 먼저 심판으로 나서고 싶다.
가려진 부분들,그리고 다른사람들이 외면하는 작은 일부터 하고 싶다.



테니스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은 것 같다.
3년여를 각종 설움때문에 울면서 다녔던 기억이 있었기에
이제 입문 5년이 다가오면서
제대로 사랑하는 법도 배워가고
진정한 마음으로 테니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테니스...
물론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테니스로 인해 행복해하고 기뻐하는 일들이 참 많아지고 있다.






*잘 몰랐는데,아니 너무 어른스러워져서 못 알아봤는데
  이영태군이 함께 수료했네요.
  호명할 때 "이형택"이라고 들리는 "이영태"군! 정말 반가웠어요.^^


*사진은 우리나라 최초로 브론즈 뺏지를 획득한 임차훈 심판님 입니다.
   (퍼왔는데 저작권에 저촉되려나...)
   너무나 자랑스러운 일이라서 알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