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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란 글에서처럼 죽음을 의연히 맞는 이도 있겠지만
우리네 범인들은 오만정 다떨어지게 주위사람들을 힘들게 하다
결과적으로는 남는 사람 생각해주듯 정을 확실히 떼고 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죽음이 서럽고 그리움에 견디기 어려웠던 적이 있었다.
산에서 만나 평생을 함께 할 줄 알았던 친구가 산악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화장하고 재를 산에 뿌리고 온 후 감정이 복받쳐 울컥 눈물이 쏟아질 때면
옥상으로 향한 계단 참에 올라가 한참 혼자 울다 내려오곤 했는데
내 눈은 이상하게 울고 나면 눈이 퉁퉁 부어올라 운 티가 완연해
화장실로 흘러들어가 세수하고 찬 물로 눈을 두드려봐도 소용이 없었다.
부은 눈이 창피스럽기도 하고 사람들의 질문공세가 예상되어
꼼짝없이 캠퍼스 구석구석 아는 사람 눈을 피해 다니며 해 저물기를 기다렸다가
슬그머니 연구실에서 가방 꺼내와 집으로 내빼면서
뒷처리가 번거로운 한바탕 우는 일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결혼과 육아의 20대 30대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아서 아이 아플 때 노상 울고 다녔더니
40대의 몇 년동안은 눈물이 말랐는지 운 기억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어렸을 때 내가 몹시 따랐던 이모가 폐암으로 돌아가시더니 
곧바로 장래가 촉망되는 유전공학자였던 사촌동생이 미국서 간암 진단받고 4주만에
사망했고,
잇달아 아버님,큰시누이가 암 선고를 받으셨고 지금도 투병 중이시라
난 암노이로제에 걸려 내 몸 어딘가에서 하루하루 증식하며
자라고 있을 암세포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만약 내게 그런 안좋은 일이 생긴다면
현대의학이 시키는 대로 수술받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할 것인지
아니면 웃으면서 공칠 때 나온다는 엔돌핀으로 암세포를 죽여보다가 그도 여의치 않으면
치료비로 책정된 비용으로 그랜드슬램 대회나 마스터스 대회같은 큰 대회를 쫓아다니며
평소 여윳돈이 없어 못해봤던 페더러선수 스토킹 하는 일을 한 번 해본다든지....
보험으로 타게 된 치료비를 한국테니스꿈나무육성과 한국테니스발전기금으로 쾌척한다든지....
글쎄 정말 죽음을 눈 앞에 두었을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지에 대해선 자신이 없다.
평소 내 소신대로 하도록 가족들이 내버려 둘 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테니스를 완전히 끊고 병원에 수인이 되어 갖혀있지는 않을 것 같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 한계령 05.23 02:21
    싸르트르의 소설 <벽>을 보고
    난 죽음 앞에서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보았던 적이 있었는 데
    아무래도 직접 그 상황에 닥쳐보지 않은 채 가정해 보기는 힘들거다는 결론을 내렸던
    참 좋았던 시절이 있었네요. 가는 세월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가끔씩은 유서를 써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고
    어떤 미국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이제 당신에게 5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무엇을 하시겠습니까?"했더니
    엄마에게 전화를 걸겠다부터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답니다.
    그 후 그 교수님의 말은 "여러분, 지금 하십시오. 5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랬다는군요.

    삶은 계란이다..
    삶은 갈등이다.
    삶은 모순이다.
    삶은 모르는게 당연하다.
    산다는 일이 간단하게 정리 된다면
    삶은 계란이겠죠?
  • 최혜랑 05.26 05:58
    언제부터인지 테니스 때문에 무척 속이 상하게 되면 이 일이 죽고 살 일이냐하는 잣대를 들이대 봅니다.
    거의다가 생사의 문제냐라는 굵은 그물망에는 결코 건져지는 일이 없이 쏙쏙 빠져나가는
    잔챙이같은 자질구레한 문제들이었지요.
    딱 하루밤 지나고나면 희미해지고 잊혀지는.....
    물론 어떤 일에 대해서는 이박삼일동안 괴로와 뒤척이기도 했지만...
    사실 전 내가 뭘 썼는지 쓰면서 바로 잊는 편이라(내 나이 되어보세요!)
    리플 달아주신 분들한테 답글 달면서
    내가 어제는 참 쫀쫀하게 굴었고 별 소심한 생각을 다 했구나한다든지
    언제나 난 그냥 넘어갈 줄 아는 대범함을 배울꼬하는 한탄을 자주 합니다.
    물론 맞춤법 잘못 된 거며, 문장 호응이 안되는 거, 괜히 내용없이 글만 길어진 거
    수미일관하지않고 중구난방 중언부언하고 있네 등등
    거슬리고 마땅치 않아 다 지워버리고 싶어지니까 다시 읽는 걸 피하고 싶나봐요.
    하지만 얼마 전 일련의 일들로 해서 내가 썼던 글을 다시 찬찬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글 쓴 당시에는 그 일이 몹시 마음에 맺혀 있어서인지 많이 격해있는 글도 있고
    나로선 제법 심각한 문제제기였거나 부끄러운 고백이었는데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고 지나쳐진 글도 있고
    자주 글 안올리는 것같은 의무감에 몇 자 올렸다가 영문도 모르고 두들겨 맞기도 한 글이 있는가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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