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본문 바로가기


아프리카 여행 - 세링게티 초원을 달리다.






셋째 날-1월 2일 세링게티로 투어 가는 날 2박3일.

너무 청명하고 맑고 고요한 아루샤의 아침. 아프리카에서의 세 번째 아침이 밝아온다. 이곳도 이슬람교가 많은지 새벽 다섯 시가 되니  어김없이 기도소리가 울려 퍼졌다.

2박3일의 사파리를 떠나는 날이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사파리, 마지막 날 응고롱고로 분화구 속을 둘러보고 마사이 마을을 돌아오는 일정이다. 사파리의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우리들은 450불 미국 달러로 결제를 했다.  어마어마한 액수다.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뜻하는 말이다.
 

길이 험해 자주 모래구덩이에 빠지기 때문에 사파리용으로 개조한  4륜 구동 지프, 랜드로바를 타야한다 그 자동차는 천장에 뚜껑이 달려 있어 사파리를 할 때에는 지붕을 열어  맹수들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세링게티로 사파리를 떠날 간단한 짐을 꾸렸다 . 큰 짐은 호텔에 맡기고 초원에서 머물 2박3일간의 간단한 짐만  배낭에 꾸려 총 다섯 대의 랜드로바에 나눠 타고 오전 10시 호텔을 출발했다.

우리 차에 오른 멤버들은 60대 가까운 여성들과 20대,40중반의 남자 선생님 한분이 함께 하여 보디가드 역할을 해 주셨다.

덜컹거리는 랜드로바는 굽이굽이 계곡을 넘어 응고롱고로 입구에서 멈췄다. 수도 없이 많은 원숭이 떼들이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다. 한 외국인 어린아이가 들고 있던 사탕봉지를 그대로 낚아채 나무위로 도망가는 그 원숭이의 이름은 사납기로 소문난 바분이었다.

아이까지 배에 안고 동료들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해 도망가면서도 기가 막힌 솜씨로 사탕껍질을 벗겨 껍질만 나무 밑으로 내려 보내는 것이 한두 번 강탈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뺏고 빼앗기는 생존의 광경은 한동안 볼거리를 제공했고 응고롱고로 공원의 허가증을 받는데 걸리는 기다림의 지루함을 잊게 해 주었다

'지상 최고의 동물 왕국, 세렝게티'는 마사이 말로 '끝없는 평원'이라는 뜻이다. 300만~400만 년 전에 형성된 이 평원은 약 1만4천800㎢로  300만 마리의 동물과  독수리와 황새 등 350여종의 조류가 어울려 살고 있는 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태계중 하나다.

1951년 탄자니아 정부가 99년간 마사이족의 땅인 세렝게티를 빌리기로 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후 마사이족의 삶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동물보호 등의 이유로 더 이상의 사냥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꿈틀대는 야성을 숨죽여 지켜보는 사파리 여행. 아프리카 여행의 백미는 역시 사파리리라고 한다. 대자연을 호흡하며 생명의 외경을 깨닫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세렝게티로 가는 길에는 창과 활을 멘 마사이족이 수백 마리의 양과 소떼들을 몰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주로 진한 색깔의 보자기를 두르고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치렁치렁 울긋불긋하게 치장했다.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세링게티 초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도 열대우림과 사막의 사이에 분포하는  사바나(아열대 초원)는 풍부한 먹이와 알맞은 기온 및 습도로  수만 종이 모여 사는 동물의 파라다이스다.

망망대해처럼 펼쳐진 거대한 초원을 종횡무진하며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을 체험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기는 것은 귀엽기 그지없는 톰슨가젤이었다. 작은 사슴같이 생긴 톰슨가젤은 귀엽게 꼬리를 흔드는 것이 제일 인상적이다

주로 톰슨가젤은 얼룩말과 누와 함께 풀을 뜨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같은 종이 아님에도 무리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것은 먹는 풀의 종류가 다를 뿐 아니라   색맹인 누와 후각이 안 좋은 얼룩말이 맹수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동거인 셈이라고 한다.

처음 본 못생긴 누는  소의 뿔과 염소의 수염, 말의 꼬리를 조합한 것 같은 외모 때문에 동물계의 프랑케슈타인으로 불린다.

끝없는 초록의 평원을 달리며 사자를 보았고 어슬렁거리며 나타난 표범을 보며 소리쳤고  키가 큰 기린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며 그 긴 목을 어떻게 하고서 먹는지를 궁금해 하며 감탄에 감탄의 소리를 질러대며 초원위에 머물렀다.

이렇게 우리 삶은 마음에도 이따금 환기가 필요하다. 굳게 닫힌 일상의 창을 열고 새로운 공기를 마시기 위해 여행을 떠나야 하고 푸른 초원의 정기를  마셔야 한다.

아프리카는 사람만 검은 것이 아니라 세링게티에 흐르는 강물조차도 검고 누런 흙탕물이었다. 그 안에는 악어가 있고 거대한 하마가 푸푸 하며 숨을 쉴 때마다 분수처럼 원을 그리는 풍경을 보며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모습들은 나이를 초월한 순수 그대로였다.

첫날 세링게티에서의 켐프는 불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다. 캄캄한 곳에서 차려주는 저녁상을 기다리다 메인디쉬가 나오기도 전에 잠에 골아 떨어졌으나 스파게티 맛이 일품이었다는 소리를 그 다음날에서야 듣게 되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하늘의 별들이 바로 가슴까지 와 닿는 크고 반짝이는 별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첫 밤을 보내고 다시 초원을 향해 길을 나서던 우리 일행의 자동차가 수렁에  30여분 이상 차를 밀고 당기느라 출발이 늦어졌다.

자동차가 낡은 탓인지 펑크는 왜 그리 자주 나는지 세링게티 공원의 휴게실에서 다른 차가 오길 기다리느라 한 시간도 더 넘게 보낸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중고 랜드로바의 경험은 아프리카 여행의 필수라고 하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질리도록 뛰어노는 동물들도 심드렁해 질 즈음 우리들은 마사이 마을로 갔다.

사파리에 대한 팁.

늘 세링게티에 동물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건기가 시작되면 동물들은 케냐의 마시이마라 공원으로 대 이동을 하게 된다. 우리 인간에게는 국경을 넘는것이지만 동물에게는 먹이가 풍부한 우기를  찾아 이동을 하게 되는데 주로 12월부터는 세링게티,6월부터는 케냐의 마사이 마라에서 사파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링게티는 주로 가이드들이 야생동물을 찾아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않아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 아직도 자연그대로 보존되어 있지만 마사이마라는 동물을 찾아 경계 없이..

 

글쓴이 송선순     

 http://www.parangse.kr/




  • profile
    全炫仲 03.18 17:48
    보기에는 저래도 아랬쪽 풀숲에 뱁이 많을것 같은 예감이...ㅎㅎ.
    글을 읽는 자체만으로도 아프리카에 대한 궁굼증이 많이 해소되네요.감사합니다^^



아프리카 여행 - 나이로비에서 아루샤 가는 날






길고 멀고 험한 길이었다.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탄자니아의 아루샤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에 덜컹거리는 수준이 온 전신을 마비시킬 만큼 충격이 심했다.

 또한 덜컹거릴 때마다 자동차에선 이상한 소리가 나  언제 어떻게 멈추게 될지 도무지 불안한 느낌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두 대의 자동차로 나눠 탄 일행은 아프리카의 모든 먼지란 먼지를 다 뒤집어쓰고 아루샤에 일곱 시간 만에 도착했다.

아루샤는 녹지대였다. 킬리만자로와 세링게티 사파리를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
아름드리 망고나무에 주렁주렁 망고가 달린 모습, 푸른 잔디. 첫 이미지는 풍요 그 자체에 향긋한 전원의 나무 냄새가 기분 좋게 했다.

아루샤까지 오는데 더욱 더 시간을 지체하게 만든 것은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 나망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탓이다..두 대의 봉고차로 나눠 탄 일행 중 우리를 안내하는 길잡이가 타고 오는 차량이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비자를 신청하는데 트레블이냐  트랜짓이냐를 선택하는 것에 골머리를 앓았다.

트랜짓은 30불 트레블은 50불이라는 탄자니아 비자비를  어떤 것으로 주어야 하는지.. 그곳에서 만난 한국인 여자 선교사는 탄자니아 13일 머물 거라면 14일까지는 트랜짓로 할 수 있으니 30불이 맞는다고 하는 통에 아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무실의 직원들은 완강히 50불의 비자 비를 내야 한다고 승강이 하는 통에  우리의 길잡이를 40여분 이상 기다렸으나  늦게 도착한 길잡이 또한 50불의 트래블로 해서 비자 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케냐의 국경을 넘어 탄자니아로 걸어오는 30여 미터를자동차에서 내려 모두 걸어서 들어와야 하는데 그 사이 우리 일행 중의  한 사람이 흑인에게 여권을 뺏겼으나 다행히 다시 찾아 한숨 돌렸다.

거의 같은 시간에 탄자니아 국경을 출발했건만  우리와 다른 차를 탄 일행들이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한 시간 이상 망고나무 아래에서 여행의 대 선배들이 경험했던 세계여행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었다.

60을 넘긴 두 분은 평범한 주부지만 틈만 나면 여행을 떠난다는 여행 마니아였다.
중학교 때부터 김찬삼 여행기를 접한 이후 여행 자유화 되면서부터 떠났으니 여행구력 최소 20년 이상 되는 분들이었다.

주로 자유여행을 즐기던 두 사람은 여행지에서 만나 여행 반려자가 되어 그리스와 그외 중남미등 배낭여행의 다양한 경험을 들려주어 나의 배낭여행 구력4년은 그야말로 완전 초년생임을 잘 일깨워 주었다.

참, 아름다운 삶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만큼 복된 삶도 없을 것이다.

아루샤의 숙소는 부루조아틱했다. 아루샤 투어리스트인. 부산의 조선호텔만큼이나 푹신한 이불에 어느 교수가 말한 대로 흰색에서는 모든 것을 더 잘하게 만든다는
뽀얀 이부자리에 깔끔한 초현대식의 화장실. 삼성 티비, 공주풍의 흰색 모기장까지 쳐져있었다.

하지만 전력이 모자라는지 형광불빛이 너무 약해 책의 활자를 구분 할 수가 없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방 배정을 마치고 환전을 친구가 했다.1달러1400실링. 정월 초하루라서 모든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아 과일이고 뭐 간단히 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일행들과 함께 스낵바를 찾아가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안 우르르…….몰려 슈퍼에 들러 케냐맥주 트로커를 샀다.

그리고 가는 길에 우리 일행 중 젊은 미모의 아가씨가 강도를 당했다. 어깨에 멘 미니 가방을 탈취 당했다. 거의 순식간에 이루어 진 일이다. 길을 걷고 있는데 무작정 달려들어 낚아 챈 다음 사라져버려 가장 중요한 여권을 잃어버렸다. 얼마나 무서운 도시인지 경종을 울린 사건이다.

스낵바에서 간단히 햄버거를 시켜서 먹는 둥 마는 둥. 우리들의 저녁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슈퍼에서 산 맥주 세병을 호텔 베란다에 앉아 일행들과 함께 나눠 먹으며 다양한 인생의 면면을 엿 보았다.

주로 선생님들인 여행팀원들은 '상상해온 삶'의 밑그림을 실천하는 이번 아프리카 여행의 설렘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 있었다.

인생이란 너무 눈부시게 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내용이 들어 있는 삶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단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고 스스로 만족하며 빛을 만들며 사는 것이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던 책의 한 구절이 떠오르던 대화들이었다.

어둠이 점점 깊어지자 내일 세링게티로 떠날 2박3일 사파리에 대한 설렘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루샤-150불 바꿈 1불 1300실링


지출
450불씩 세링게티 2박3일 투어비
저녁식사-햄버거 2900 스프 2900
맥주 투르커 슈퍼서 3병-4500실링

글쓴이 송선순      http://www.parangse.kr/






아프리카 여행 - 타자라 열차를 타다.

1.JPG

 

2.JPG

 

 

12일-여행 14~16일째 

여행은 지도가 정확한지 대조하러 가는 게 아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비밀스러운 보물처럼 인생의 신비가 베일을 벗고 슬그머니 다가올 때도 있다. 어느 낯선 골목에서 문득 들려오는 낮은 음악처럼 예상치 못한 기쁨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30일  아프리카에서 머무는 동안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은 탄자니아다. 세링게티의 사파리와 응고롱고로 그리고 킬리만자로를 거쳐 인도양의 흑진주로 불리는 아름다운 산호섬인 잔지바르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모처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빅토리아 호수가 있는 잠비아로 떠나기 위해 짐을 꾸렸다.

 

매번 노마드처럼 짐을 풀고 꾸리는데 선수가 되었다.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타자라 역은 깔끔했다. 표가 없는 일반인의 출입이 완전히 통제되는지 입구에서 철저히 검문을 하고 있었다. 타자라 열차는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에서 잠비아의 카피리음포시까지 연결하는 길이 1860km의 국제열차다. 


중국이 5억 달러를 투자해서 만든 이 열차 이름도 탄자니아-잠비아 철도(Tanzania-Zambia Railway)를 줄여 타자라라 부른다. 

보통 45시간 이상 걸리는 이 열차는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만 운행을 하기 때문에 그 요일에 맞춰 여행  케줄을 짜야만 한다. 예약은 필수다. 한 칸에 침대 네 개가 들어있는 퍼스트 클래스의 요금은  우리나라 돈으로 7만 원 정도 하는데 그곳에서 우리들은 2박3일을 보내야 했다.

기차 출발시간이 다 되어가자 큰 짐을 머리에 이고 손에 든 수많은 현지인들이 뛰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3등 칸은 미리 자리가 정해지지 않아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인 탓에  역은 아수라장이었다.

끝없는 평원을 가로지르는 이 열차를 왜 사파리 열차라고 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평화롭게 노는 동물들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여 일행들은 일주일이라도 기차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리를 했다.

시원한 녹색 바람을 맞으며 정말 모처럼 안정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말콤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어는 일반적인 통념을 과감하게 뒤집는 내용들이었다. 성공한 사람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이점과 특별한 기회요소의 혜택을  누려왔다는 예리한 분석에 푹 빠져들게 했다.

3.JPG

 

우리들은 60대 언니들과 함께 4인실 일등칸을 쓰게 되었는데 인연이란 정말 묘하다 언니들은 여행광에 세련된 면면이 정말 나도 십 년 후 그렇게 아름답게 다듬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기차가 마을을 지날 때마다 어린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며 반겼다. 벽촌에서 자랐던 나의 향수를 자극하는 대목이었다. 정차할 때마다 아이들이 몰려와 뭔가를 달라고 열차에 매달리자 일행들은 사탕을 나눠주고 머리에 이고 온 과일들을 사 먹었다.

타자라 열차 내는 고양이 세수할 수 있을 정도의 물이 나왔고 식당 칸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까지 두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우갈리를 맛보았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우갈리는 우리의 밥에 해당한다. 흰 옥수수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나무 주걱으로 오래 잘 저으면서 익히면 된다. 

옥수수가루라고 하면 약간 노르스름한 옥수수 색깔을 떠올리기 쉽지만  우갈리의 재료가 되는 옥수수는 일단 말린 뒤에 껍질을 많이 벗기고 빻기 때문에 색깔이 희다. 우리 흰쌀과 현미를 생각하면 같다.

 

몸에 좋은 현미속에는 쌀 껍질층의 다양한 영양소가 있듯 옥수수의 껍질층에는 섬유소와 노란색 껍질에는 폐에 좋은 성분들 모두 다 벗겨냈다고 하면 맞다.

또한 우갈리는 반드시 뜨거워야 한다.  우갈리는 만든 즉시 먹든가 아니면 보온통에 넣어 식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탄자니아에는 아무리 서민층이라 하더라도 한 집에 보온통 두세 개쯤은 있다고 한다.

우갈리 그 자체는 아무 맛도 없고 푸석푸석해서 반찬이 필요하다.  포크로 한번 떠먹었는데 푸석푸석한 것이 씹는 느낌도 좋지 않고 아무 맛이 없다. 

우선 우갈리 덩어리에서 한 입에 먹을 만큼 떼어낸다. 주먹을 폈다 오므렸다하며 손바닥 안에서 우갈리를 주무르면 푸석했던 찰기가 생겨 떡처럼 되었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백설기의 맛이다. 이 떡처럼 된 것을 같이 나온 고기스프에 찍어먹는데  아무튼 떡을 소스장에 찍어먹는 맛이다. 

 

일반 가정에서는 형편에 따라 삶은 콩이나 삶은 멸치, 야채를 푹 익힌 음치차라는 국물에 적셔서 건더기와 함께 먹는다.

우갈리와 라이스중 주로 치킨과 피쉬 그리고 비프 등을 곁들이는 것을 시켜 먹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입맛을 조절할 수가 없었다. 생선 사이에 든 뼈까지 모두 다 발라먹었다. 유일하게 맛있었으므로.

 

4.JPG

 

5.JPG

 

 

탄자니아 국경을 기차 안에서 넘었다.
 

환전상들이 열차 안을 돌며 흥정을 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있다. 종착역인 뉴 카피리 음포시에는 환전소가 없기 때문에 환전은 주로 기차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이 열차 안의 환율이 가장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고, 사실 그랬다. 
 

사실 환율을 따져볼 여유가 없다. 일단 국경을 넘으면 더 이상 탄자니아 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전까지 탄자니아 실링으로 마셨던 킬리만자로 맥주도 살 수 없다. 국경을 넘는 순간 탄자니아 실링으로는 그 어느 것도 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달러당 1300실링이던 것이 잠비아는 달러당 4000콰차로 엄청난 화폐 인플레이 현상을 느꼈다

맥주 값도 갑자기 턱없이 비싸졌고 과일과 밥값도 똑같은 기차인데도 국경을 넘어서자 3인분에 9천 실링 하던 것이  5만 콰차를 내었으니 3천원에서 5천원으로 오른 셈이다.

잠비아 크와차(Zambian kwacha /ZMK). 

 

크와차 계산법은 0을 하나 빼고 3을 곱하면 된다. 1000K는 우리 돈으로 300원에 가격이다

기차 안에서 비자 비를 50달러씩을 준비하라더니 비자신청을 받던  관리인들이 영수증이 떨어졌다며 내리는 바람에 일부는 그냥 건너야 했다. 열차 안은 늘 분주했고 환전하라는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거렸다.

이 열차에서 맞는 아침은 정말 상쾌하다. 유독 열차에서 보는 해돋이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특별한 이유를 설명 할 수 없지만 초록의 들판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잊을 수가 없다. 희망을 잉태한 원시의 모습 그대로 비쳤다.

아프리카 여행 중 이 타자라 열차는 한번쯤 꼭 타 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양한 아프리카의 풍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삼등칸에 탄 현지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나는 하룻밤 내내 생수 한통을 다 먹은 침대에서 잔 덕분으로 여행을 마칠 때까지 심하게 콜록거리며 다녀야 했다. 그러나 색다른 묘미를 느끼게 했던 잊지 못할 기차 사파리 여행이다. 틈틈이 읽었던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와 아이팟에 담아간 영화 '만델라'를 보면서 머물고 있는 아프리카의 모습이 서서히 안개가 걷히는 듯 했다.

삶,
여행의 참맛
진정한 여유
그 녹지대
국립공원같은곳을 지나면서의 생각들
초가부터 슬래트 지붕
음베야의 도심들

타자라는 다르에스살람을 출발해 말라위와 국경지역인 음베야(Mbeya) 등  147개의 역을 경유하여 잠비아의 뉴 카피리 음포시(New Kapiri Mposhi)에  이르는 1860km에 달하는 거리를 연결한다. 

 

책에는 30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보통 40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43시간 걸렸다.  사실 우리의 KTX로 달린다면 11시간이면 도착할 거리다. 버스로 가면 24시간 정도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기차노선은 도중에 국립공원을 지나는 덕분에 창밖으로  기차 사파리를 즐길 수 있다고   타자라를 타기로 했다.  실제로 거의 꼬박 이틀을 기차 안에서 먹고 자고 뒹굴게 된다.

*
독서도 했지만 고스톱도 쳤다. 나이드신 언니들이랑 고스톱 치는 맛이 삼삼했다.놀러온 정사장님은 그날밤 완전히 주머니를 털어야 했다. 초은언니가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여행기간중 우리는 총 세번에 걸쳐 고스톱을 쳤는데 나는 늘 중간이었다.


잃은사람은  딱, 한사람이다. 누군지는 비밀!!

6.JPG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