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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Apr 27, 2023

정현 단식 복귀전 뒤 인터뷰 - 호주오픈 4강 정현이 우리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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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를 이겼던 실력자 조던 톰슨과의 1회전 경기를 마친 뒤 정현은 선수 라운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었다.

 

셔츠는 땀 범벅으로 젖었고 주변의 몇몇 한국 선수들이 둘러 별 말을 걸지 못했다. 

 

다가가서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인터뷰 요청을 했다. 정현은 20분만 시간을 달라며 옷갈아입고 토너먼트 데스크로 가겠다고 말했다.  경기 결과에 약간은 의기소침해 있으면서도 이내 밝은 의사표시를 했다.

 

정확히 18분이 지난 뒤 라운지에서 나온 정현은 화장실을 잠시 들린 뒤 유진선 서울오픈챌린저 토너먼트 디렉터와 함께 인터뷰룸으로 이동했다. 

 

옷은 라코스테 밝은 노란색상으로 갈아입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토너먼트 데스크를 지나 인터뷰룸에 들어섰다.

 

30여석의 인터뷰룸에는 국내외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 기자들로 가득했다.

 

방송 카메라도 6대 이상이 설치되어 정현의 등장을 기다렸다. 전날 6시간 이상 대기하다 우천 취소한 것에 비하면 26일  낮 12시반전후로 경기 시작하고 2시 20분에 인터뷰를 하는 등 웨이팅 시간이 상당히 짧았다. 

 

호주오픈 4강 신화의 정현을 맞이했다. 

 

복귀전 소감부터 물으며 정현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묻는 기자들도 답하는 선수 모두 긍정적이고 밝았다. 

 

특히 팬들의 박수에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정현은 아직도 머리가 쭈뼛쭈뼛하다며 전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간 고독의 나날을 보내는 중에 에스프레소 한잔 만들어 마시는 과정에 삶의 순간적인 만족을 느꼈다는 정현.

 

정현이 우리곁으로 돌아왔다.  

 

유진선 토너먼트 디렉터는 이날 보여준 경기력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아래는 정현의 단식 복귀전 공식 인터뷰 전문. 

 

-복귀전을 치른 소감은 

 

=일단 걱정반 설렘반으로 들어섰는데 걱정스러운 면이 좀 더 코트에서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정상적으로 시합을 마무리한 점에 있어서는 웃으면서 대회를 마무리를 해서 감사하다. 조금 더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좀 아쉬운 거 말고는 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날씨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코트에 좀 바람이 많이 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타이밍 맞추는 것도 좀 어려움이 있어 보였는데 실제로 좀 영향을 받았나


=오랜만에 경기를 했고 상대 선수들도 똑같은 입장에서 했다. 단지 전날 경기장에서 많이 대기했는데 그런 거 말고는 어쩔 수 없는, 저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 개의치 않는다.

 

-걱정스러운 면이 코트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는데 경기하면서 어떤 면이 가장 걱정스러웠는지

 

=작년 투어에서 복식을 한번 하긴 했지만 단식에 나서는 건 너무 오랜만이다. 연습때 실전 경기를 한다고 했지만 아무리 연습 경기를 실전처럼 한다고 해도 실전처럼 느껴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실전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 오늘 확인하고 싶었다. 잘하기를 기대했다.


기대했던 것만큼 못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생각을 하고 제일 아쉬웠던 점은 실전 감각이 없어서, 핑계로 들릴 수도 있지만 첫 세트 초반에 너무 크게 벌어졌다. 경기를 뜻대로 풀지 못했고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허리가 안 좋았었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회복이 된 건지


=최근 몇 년 동안 부상을 가지고 있어서 몇 번 복귀를 시도했지만 매번 테스트를 하고 다시 재활을 했다. 단식 경기에 나섰고 일단은 지금 여기 앉아 있을 때까지 괜찮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괜찮다고 생각이 들면 다시 한 번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한다.

 

-서브 폼이 살짝 좀 바뀐 것 같고 개선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여기서 다 얘기하자면 거의 밤을 새야 될 것 같고 너무 긴 시간 동안 있었던 일이어서 짧게 얘기하자면 첫 번째로 무슨 동작을 취하든 허리에 통증이 없는 동작을 찾아서 코트에 들어선 거고 지금까지는 오늘 보였던 그 동작들이 허리에 통증을 적게 만든 동작들이었다.

 

스텝 같은 것도 최대한 좀 부드럽게 하려고 했지만 실전에서는 힘을 뺀다고 해도 힘이 빠지지 않았다. 서브할 때나 백핸드 할때 최대한 통증을 느끼지 않는 동작을 찾아가는 중이었던 것 같다.

 

-허리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서브 자세도 조정했는데 그러면서 혹시 포기한 것들이 있나


=백핸드에서 초반에 너무 많은 실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포핸드도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예전 같은 백핸드를 실전에서 오랜만에 했고 그러다 보니까 초반에 너무 많은 쉬운 실수들로 인해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어쨌든 허리의 데미지를 최대한 줄인 상태로 했다.

 

-부상 이전에 잘 했었을 때의 느낌과 지금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 생각하나


=몇 년 전과 비교해서 100% 그때랑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때의 80~90%는 근접했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일정은


=일단 한국 대회에서 잘 마무리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다른 챌린저에서 아직 확답은 못 받았지만 만약에 배려를 해주신다면 부산 팬분들 앞에서 경기를 하고 몸 상태를 점검하고 다시 한 번 투어에 나가겠다.

 

-광주챌린저는 출전할 생각인가


=복귀하고 3주연속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아직 자신도 없다. 이번 한국 대회 목표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 보너스를 받았다고 생각할 거고 그게 아니라면 이번 한국 대회에서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도 떨쳐냈으면 하는 작은 목표가 있다.

 

-팬들이 응원을 했는데 기분이 어땠나


=밖에 돌아다니는 성격도 아니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뭐 놀랄 일도 없고 감정에 큰 변화가 없었다. 오늘 경기하면서 오랜만에 팬분들이 파이팅을 해주니까 지금도 약간 머리에 소름과 팔에 닭살이 돋았다. 머리까지 올라왔다. 경기는 졌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을 한다.


팬분들은 제가 져서 뭐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저는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경기에 나오고 싶었을텐데 마음을 어떻게 다스렸나


=그냥 하루하루 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행동을 찾으려고 했다. 작은 행동으로 인해서 기분이 조금이라도 좋아질 수 있다면 그 행동을 계속 오늘까지도 하면서 생활을 했다.

 

그동안 코코아같은 것을 마셨는데 에스프레소가 먹고 싶었다. 그냥 그 만드는 잠깐의 과정이 저를 좋게 만들었다.


그걸로 인해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면 다른 거 생각 안 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똑같이 했고 그런 사소한 거 하나하나로 인해서 진짜 압박감을 떨쳐내고 있다.

 

-단식에서 1년 7개월 만에 복귀인데 몇 번의 재활을 거쳤다. 단식에서 복귀할 때마다 망설였던 이유가 있다면


=또 아프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이 들었고 격한 움직임을 해야 되는 운동인데 그렇게 움직여야 될 때마다 저는 머릿속으로 이렇게 동작하면 허리가 아플 텐데 이 공을 치면 내가 아플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복귀하려고 할 때마다 실질적으로 아프기도 했다. 이번 복귀를 선택하고는 그런 통증도 없었고 트라우마를 이겨내려고 계속 스스로 싸웠다. 오래 걸리긴 했지만 돌아온 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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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테니스피플 박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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