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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기자에게서 아래와 같은 메일이 왔다.


Congratulations!!!
At least two young Koreans in the main draw of the Aussie Open 2018 :)
Very impressive.

Tell me the secrets of their improvement ;)


축하한다. 젊은 두명의 한국선수가 2018호주오픈 본선에 출전한다. 아주 인상적이다. 그들이 잘하게 된 비결을 말해달라는 내용이다.


정현에 대해서는 익히 알것으로 보고 권순우에 대해 어떻게 올 한해 승승장구할 수 있었는 지 정리해봤다. 올해 2월 김천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권순우는 확실히 주목받게 되었다.


그때까지 정현, 이덕희 , 홍성찬보다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권순우였다. 전전임 조동길 대한테니스협회때 만든 주니어육성팀에 권순우는 동료와 후배들에게 밀려 이름이 없었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고향 선배 김영석을 따라 마포고로 진학해 이덕희와 더불어 마포고 전관왕 시대를 연 주역이긴 했다. 하지만 테니스 선수로서 대학진학하고 실업팀 찾아 가는 것이 그에게 열린 최고의 길이었다.


그런 그가 세계 100위 이내 선수들이 출전하는 그랜드슬램 중 호주오픈 본선 티켓 쟁탈전에서 당당히 우승했다. 권순우의 상승 비결이 뭘까. 몇가지로 정리했다.


1. Yoon Young-il coach's ability(윤용일 코치의 능력)
2. Korean tennis players incuvating from Andong area(한국 주니어 테니스 노다지, 안동에서 시작)


3. Korean Tennis College, Konkuk University(테니스 명문 건국대 재학)
4. National Representative(국가대표)


5. Davis Cup in February This year's match against Uzbekistan's Denis Istomin(데이비스컵 경험)


6. Management of sport management company, Sportizen(매니지먼트사 관리)


7. No sponsor, no money, hungry spirit(스폰서 없는 헝그리 정신)


외국 기자에게 위와 같이 요약해 전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늘 배고프고 늘 어리석어라).

그중에서 권순우의 헝그리 정신이 이같은 결과를 빚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렇듯이 유망주에게 선투자 후 결과를 요구하는 것이 테니스계 일반화된 현상은 아니다. 권순우는 동년배들이 협회와 매니지먼트사의 후원속에 1년에 2억원이상 드는 외국대회에 나가 기량을 맘껏 보이는 것을 마냥 부러워할 수 밖에 없었다. 


상주 어느 학교 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해외 체류, 이동 비용을 자력으로 대거나 못 나가거나 둘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아시아권으로만 돌면서 랭킹을 끌어올릴 수 밖에 없었다.


2014년부터 권순우가 출전한 국제대회의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이뤄졌다. 총 141경기중 세경기만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를 했다. 권순우는 주니어 시절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그랜드슬램발전기금 장학생에 한번도 뽑히지 못했다. 테니스선수들이 몰려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경기는 언감생심 마음을 먹을 수 없었다.


아시아무대에서 랭킹은 올라가고 결승전에 자주 등장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으리라. 지역도 지역이지만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 사정이 있었다. 퓨처스와 챌린저 상금은 모아봐야 그에게 언발에 오줌누기식이었다. 코치의 경비는 고사하고 자신의 비행기값과 호텔비 대기에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때 당시 200위권 남자 테니스선수에게 눈을 돌릴 기업은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스포티즌의 결심

그런 가운데 매니지먼트사 스포티즌이 '무모한'선투자로 권순우 조련에 나섰다. 골프와 축구 선수 매니지먼트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권순우 투어 선수 만들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어쩌면 왜소하고 가냘픈 몸이 민첩성은 있어도 파워와 지구력에는 부족해 트레이닝을 통해 그의 몸만들기부터 착수했다. 그리고 꾸준히 아시아 챌린저 무대를 두드렸다. 4강, 결승까지는 무난했다. 신통하게 권순우는 매 대회마다 기복을 보이지 않고 전진했다. 잠시 유럽으로 건너가 윔블던에서의 '대형사고'를 노렸지만 예선 1회전 탈락으로 목표는 미완으로 끝났다.


그 사이 국가대표로 국가대항전에 빠짐없이 출석해 경기의 무게를 견딘 것도 그의 기량 향상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보여진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지만 안동 용상초등학교에서 테니스를 익힌 권순우에 대해 용상초등학교 최병희 감독과 손영자 안동시협회 부회장은 "순우는 언젠가 될 줄 알았다"고 기뻐했다. 김천데이비스컵에 학생들을 데리고 와서 만난 현장에서 그렇게 말했다. 


대기만성형이라는 평가다. 


권순우에게 운이 따랐던 것은 투어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윤용일 코치의 가세였다. 지난 광주챌린저부터 권순우를 전담한 윤 코치는 이형택의 36위 한국기록 찍을때와 정현 100위내 진입때 코치로 있었다. 국내 어느 누구보다 투어 경험이 풍부해 권순우의 이번 호주오픈와일드카드 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눈독

지난해까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보통 중국과 일본 선수들 판이어서 여자는 물론이고 국내 남자선수들도 시즌 막판에 열리는 이 대회에 신경을 덜 쓰기 마련이다. 여자 단식 장수정과 한나래, 남녀 주니어들이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일정에 넣지 않는 것에 반해 권순우는 1번 시드로 출전해 8강전 한경기 상대 기권으로 올라가는 행운도 곁들이면서 우승했다.


뭔가 될려면 예선 결승에서 패한 뒤 우연히 해 둔 사인덕에 럭키루저로 본선에 올라가 우승한다(이형택의 2000년 브롱스챌린저 경우,전웅선의 마스터스 1000시리즈 2회전 경기).


우승하려면 상대가 중간에 경기를 포기해 체력비축하게 해준다(권순우의 호주오픈와카결정전 8강의 경우). 권순우는 단식에 전념해 최선을 다한 결과 준결승과 결승에서 완벽한 몸상태와 기량 발휘로 일찌감치 승리를 만들어냈다.


현재 위치는 정글 한가운데인 168위

권순우는 현재 투어 100위안에 들려고 사력을 다하는 100위권에 있다. 100위권은 나이, 경비, 부상,기술적 한계 등으로 100위안에서 잠시 밀려나 있는 선수들로 득실거린다. 100위안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100위안에 있어 4대 그랜드슬램에 모두 출전하면 1년에 1억 6천만원을 출전 수당으로 받는다. 여기에 한번이라도 이기면 그 상금은 배로 뛴다. 자신의 연봉은 없다손 치더라도 그랜드슬램 상금으로 1년 항공, 숙박, 코치, 트레이닝비는 근근히 된다. 스폰서가 생기면 조금 숨 돌릴 틈이 있다.


100위내 선수의 1년 투어 예산이 2억이라고 하는데 그 이하 랭킹으로는 투어선수로 생활하기 쉽지않아 유혹에 빠진다. 연봉이 보장되는 국내 안주를 택하기 쉽다. 그래서 권순우에게 호주오픈 본선 티켓은 프로선수로서의 갈림길에 주어진 것이다. 정현처럼 투어 선수로의 길을 걷느냐 아니면 대학졸업하고 군복무한 뒤 실업무대로 가느냐의 길에 선 것이다.


본선 티켓을 잡은 권순우가 갈길은 멀다.


  16강까지 오르면 스타도 되고 100위안에도 들고 스폰서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1회전부터 시드들을 만나 5세트 경기를 하게 된다. 3대0으로 끝날 경기는 하나도 기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랜드슬램 본선 티켓은 100위안에 드는 보증수표다.  100위안에 들면 투어 예선과 챌린저 시드로 출전해 포인트와 상금 획득에 주력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면 정현처럼 톱10 과도 경기할 기회가 생기고 랠리를 하다보면 잃는 것은 공포감이요 얻는 것은 자신감이다. 


그러다 코트 적응하고 컨디션 최상일때 캐나다의 주니어 데니스 샤포발로프처럼 로저스컵에서 델포트로와 나달을 이기고 관심 받을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최근들어 테니스계에서 권순우는 운이 좋은 선수라고들 한다. 기회가 오면 잘 잡는 선수라고들 한다. 300위 중반으로 시작한 랭킹이 1년도 안돼 168위로 올라 아시아 선수 가운데 '베스트 임푸르버(Improver) '로 꼽힌다.  준비된 선수 권순우에게 기회가 왔고 권순우는 기회를 잘 이용하고 있다.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온다. 미리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기회는 다가오지 않는 법이다.


반복되는 훈련과 빡빡한 경기 일정속에서 하루쯤 쉬면 안될까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하지만 하루를 쉬면 그만큼 다음날 해야하는 훈련량이 더욱 많아진다.


미리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기회는 다가오지 않는 법이다.


그것이 내가 하루도 쉴 수 없는 이유이다.

-박지성- 

기사=테니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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