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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에 내걸린 안내문. 파리 북쪽 벨기에 공항 테러와 보안 검색 협조 요청

파리의 지금 시간은 5월 21일 오전 4시 49분. 한국시각으로 오전 11시 49분이니 잠이 깰수밖에 없습니다.

눈을 떠보니 파리 어느 아파트 침대에서 베개 흠씬 적신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파리는 세번째 방문입니다. 첫번째 방문은 2003년 1월, 가족과 함께 유럽 렌트카여행중에 며칠 둘러 보았습니다. 두번째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취재. 그리고 이번 프랑스오픈 취재까지 세번 방문했습니다.  프랑스어를 조금 할 줄 알고 프랑스 역사를 전공한터라 그런지 파리만 오면 웬지 마음이 편합니다. 사람들의 키가 그리 크지 않고 건물도 5층 이상 짜리가 별로 없어서 그렇고, 지하철도 폭이 작고 길이도 짧고 2분마다 자주와서 그런지 여러모로 편합니다. 그래서 지난 1월 호주오픈 취재에 이어 프랑스오픈 취재길도 감행했습니다. 왜 또 가냐, 이렇게 오래 집과 사무실을 비울 수 있느냐, 국내에도 공치는 것 쫓아다닐일이 많은데 가면 어떡하냐는 말을 뒤로 한 채.    


여행이란 다 그렇듯이 서울에서 출발할때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전 9시25분 김포공항-북경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정릉 집 근처 공항버스 정류장에 6시반에 도착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수락산부터 오는 공항버스가 만석으로 와서 기자는 탈 공간이 없었습니다. 관계자말에 따르면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야 비행기 출발시간에 맞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인천공항통해 중국 시안가는 사람에게 김포공항까지 택시비를 반씩 내고 가자 권했습니다. 그랬더니 30대 남성 1명, 20대 여성 1명이 재빠르게 더 따라붙어 김포공항가는 택시 손님은 네명이 되었습니다. 30대 남성은 50미터 앞까지 가서 택시를 잡아왔고 20대 여성 1명은 택시내 자리배치 임무를 끝냈습니다. 자신이 앞자리에 타고 남성 세분이 뒤에 타라는 결론을 남자들에게 권했습니다.


택시 기사님도 7시 전후로 도착해야 하는 우리 심경을 헤아린 듯 내부순환도로에서 차선 바꿔 자유로에 진입했고 가양대교 건너 김포공항가는 단거리 주행을 했습니다. 운전석 창문으로 들어오는 서울 5월 아침 강변 바람은 비행기 놓칠까봐 애타는 우리들 네명의 땀나는 긴장을 식혀주었습니다. 공항 출국장이 나오는 순간 미터기를 보았습니다. 2만원. 대략 2만원이 나올듯해 기사님께 "2만5천원 드리면되죠"하니 흔쾌히 "네"하는 짧고 시원한 답이 나왔습니다. 1인당 6천5백원씩. 1만원씩 내는 와중에 기자 지갑의 천원짜리가 요긴하게 그럭저럭 나눠진 가운데 택시합승 인원은 총총히 각자의 발길을 돌렸습니다.


김포공항에서 파리가는 것이 있냐고요. 물론 직항은 없고요. 베이징 들려 가는 것은 있습니다. 석달전 웹투어를 통해 60만원대 김포-베이징-파리,파리-베이징-김포 왕복 티켓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직선거리고 잠시 한나라 더 거쳐가는 프로그램이죠. 항공사 창구에 가서 짐을 부치니 정확히 20kg이 나왔습니다. 짐싸는데 오버차지 안하고 정확히 챙겨 주는 분이 계셔서 그렇습니다. 짐으로 부치면 안되는 라이터 등도 하나없고 기내 반입안되는 액체류 하나 없는 가방을 멘 뒤 창구 직원에게 항공기 비상구 옆 자리를 요청했습니다. 길지 않은 다리지만 좀 편하게 가보려고 했던 생각은 잘 맞아 떨어져 베이징 가는 길에도 비지니스석보다 넓은 다리 공간을 얻었고, 베이징-파리 가는 길에도 운좋게 비상구옆 자리에 앉아 거의 눕다 시피하며 이동했습니다. 영화 세편보다 잠들고, 세번의 주는 식사 다 먹고 나니 어느덧 파리 석양을 보며 12시간의 비행을 마쳤습니다.


  
에어 차이나 넓은 좌석
  
 

파리 샤를르 드골 공항의 입국 수속은 단 5분. 10초에 한명씩 찍어주는 스탬프 도장을 받고 짐찾아 나오니 보잉 727 항공기 착륙한 지 30분도 채 안되어 시내가는 공항버스(17유로)를 타고 파리 시내를 가고 있었습니다. 호주 멜버른 공항은 가방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반입물품에 대해 까다롭게 굴던 것에 비하면 파리는 그야말로 마약과 총기 아니면 뭐든지 가져와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자세입니다. 그래서 파리를 편하게 생각하는 지도 모릅니다.


에펠탑 근처에 내려 혹시나 프랑스오픈 주니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한국 대표로 뽑힌 임민섭과 이은혜가 있는 지 해서 무거운 짐을 이끌고 갔으나 지난해 특설 앙투카 코트는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경기를 한다고 줄기차게 썼는데 결과적으로 오보였습니다. 지난해 에펠탑에 걸린 대형 테니스 공도 걸려 있지 않아 파리 첫 도착에 프랑스오픈 분위기는 접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가방을 이고 지고 해서 미리 정해둔 아파트로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가는 도중 한 광장에서 음악 소리와 함께 일군의 남녀가 댄스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금요일 저녁 에펠탑을 배경으로 남녀 20여쌍이 스포츠 댄스를 하며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젊은 아가씨와 중년의 마담은 젊은 청년과 짝을 지어 춤을 추고, 와중에 드레시한 옷을 입고 뾰족구두를 신은 마드모아젤들이 가방을 서클 가운데 놓고 한쪽 벽에 서서 파트너를 구하는 장면이 목도 되었습니다.

한 댄스클럽의 주최하는 사람 한명이 앉아서 신발을 갈아 신을 수 있는 작은 의자 2개와 가방을 묶어 놓는 끈, 그리고 스피커 소리 좋은 앰프시설하나 설치해 두고 사람을 '춤판'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계단에 앉아 이들의 춤을 관람하는 객도 생겨 무대와 관중석이 자연스레 만들어졌습니다. 남녀둘이 손잡고 들어가 춤에 흠뻑 몰입했습니다. 땀을 흘리고 나와 밝은 얼굴로 다음 데이트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파리의 명물 에펠탑 석양을 배경으로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지나가다 모여 이루는 모습을 보면서 연주자가 아닌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문화행사를 자연스레 만들었습니다. 
사람 모이는 곳에 늘 있기 마련인 야바우꾼이 패거리 지어 놀듯이 댄스 클럽도 자연스레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고 삶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길가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해 주었습니다. 걸어다녀보니 파리사람들이 어떻게 놀고 지내는 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랑스오픈은 예선전부터 10유로(1만3천원)를 받고 입장 티켓을 지난 월요일부터 판매해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본선 티켓은 이미 판매완료가 되었고 중간중간 자리 정도만 남았습니다. 호주오픈은 예선전 관람이 무료인데 프랑스오픈은 예선전을 유료로 했습니다. 경기장을 꾸며놓고 선수들을 불러모아 경기를 하게 하면서 관중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는 기획입니다. 우리도 늘상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참여하게 하는 모습이 우리네와는 좀 다릅니다.


프랑스오픈은 본선이 열리기 전날인 토요일(21일)에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테니스 파티를 합니다. 대회 중간에는 프랑스내 1300여 클럽을 한데 모아 클럽 활동상을 소개하는 테니스 마켓을 연다고 합니다.
어린이와 테니스 클럽들을 불러 모아 미래의 테니스 선수와 팬을 만들고 현재의 클럽들에게 프랑스오픈의 전통을 유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대회 열어 '집토끼' 하나 경기 잘해 결승까지 가면 관중들이 몰려드는 그런 그림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이번 프랑스오픈 대회기간중 잠자리는 에어비앤비(전세계 방 대여업체)를 통해 딸이 구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충칭에서 파리로 유학와서 사이언티픽 리서치 박사과정 유학생 토마스 탄과 같이 쓰게 되었습니다. 5일전에 예약하고 325유로를 카드 결재한 사이 방값이 조금 올랐다고 하며 60유로를 현찰로 지불했습니다. 385유로로 침대, 부엌, 욕실, 무료 와이파이 18일간 제공받았습니다. 하루 21유로 정도(2만5천원). 게다가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롤랑가로스 경기장은 2km 거리. 걸어서 15분 거리라고 하니 하루 지하철요금 3~4유로, 대회기간 동안 70유로 정도 세이브하게 되었습니다. 파리 남서부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대단히 큰 단지로 부유한 사람들이 산다고 합니다. 자신의 방을 여행객들과 나누는 에어비앤비는 파리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특히 유학생들에게는.


새벽 4시 49분에 눈이 깬 이유는 시차도 시차지만 롤랑가로스 주니어 결승에 오른 임민섭 경기와 프랑스오픈 어린이 테니스 행사 취재 등 기대되는 하루 일과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현의 프랑스오픈 본선 1회전 첫 출전 취재(상대는 와일드카드인 프랑스 퀸틴 할리스), 28일 이전에 테니스피플 106호 발행 등등이 기자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도착 첫날 에펠탑 근처의 자연스런 무도장 공연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예전에 남원테니스연합회장이 춤을 배우면 좋다고 권했는데 그때 좀 배워뒀으면 아마도 그들 판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진국의 구석 구석 마음 씀씀이. 계단옆 경사면

 

  
 

  

 

  
 

 

  
 파리 지하철에 걸린 프랑스오픈 관련 사진. porte d'auteuil 역이 대회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입니다  

 

  

▲ 기사쓰고 나니 어느새 창밖에 아침이 새소리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파리=박원식 기자  원무=테니스 피플 http://www.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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