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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May 31, 2018

[프랑스오픈]흙바닥에 뒹굴고 넘어지고 울고…이것이 프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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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세트 막판 공받다 덤블링한 바섹이 브레이슬릿 교체를 체어 엄파이어에게 허락을 받았다

캐나다의 바섹 포스피실. 김천챌린저와 부산챌린저 준우승한 미남 선수다. 실력도 좋고 매너도 좋고 심지어 잘 생기기까지 해 한국에서 인기 만점이었다.



롤랑가로스에서 이러한 바섹을 또 만났다. 롤랑가로스 12번 코트. 바섹을 지도하는 퉁퉁한 코치를 대회장 다니며 마주쳤다. 12번 두번째 경기라고 알려줬다. 오전에 비가 와 일정이 30분 스톱됐다. 



코트는 비로 촉촉히 젖었다. 그리고 바섹의 경기가 시작됐다. 1세트 0대5. 헝가리의 마르톤 퍼소피시스에게 밀렸다. 바섹은 40위권 선수인 퍼소피시스에게 서브도 그라운드 스트로크도 파워도 조금씩 밀렸다. 


경기 결과는 3-6 3-6 5-7<5>. 3세트후반 매 포인트 판정 시비가 나면 모두 바섹 손을 들어줬다. 퍼소피시스는 “왜 모든 판정이 다 바섹에게 유리하냐”하는 항의를 했다. 



코트에선 두시간 내내 ‘바섹, 렛츠고’ 하는 동양 여성의 소프라노 목소리가 나왔다. 여인의 응원소리에 따가운 시선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있음에도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 절체절명의 순간 드롭샷과 로브 대결이 펼쳐졌다. 바섹이 역 동작에 걸려 코트를 한바퀴 굴렀다. 덤블링하자 바섹의 땀에 젖은 아식스 검은색 경기복에 붉은 흙이 그림을 그렸다. 



다리 힘은 풀리고 세트 스코어는 0대3으로 끝났다. 바섹은 만족스럽지 않은 듯 화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화가 난 표정으로 장비와 옷을 주섬주섬 챙기고 정상 통로가 아닌 낮은 펜스를 벤치 딛고 넘어 선수 휴게실로 표표이 종적을 감췄다. 



김천챌린저 공식 호텔 아침식사장에서 매일 만났던 바섹. 아침식사를 대식가처럼 하는 모습을 매번 봤다. 코트 도착해 정해진 시간만큼 스트레칭과 연습을 하던 성실한 플레이어 바섹.


그도 프로의 냉엄한 세계인 롤랑가로스에서는 1회전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수잔 랑글렌 코트 지하 사진 기자실 근처에 선수 대기실이 있는데 선수들이 우는 경우도 목격했다. 지고 나오면 어김없이 어린 여자 선수들은 운다. 1년을 준비하고 대비했는데 이길 수 있는 선수라 생각했는데 지고 나와 속상해 죽는다. 코치는 그 선수 화풀이를 고스란히 받아낸다.


이런 것이 반복이 되면 운동을 그만두겠지만 될 듯 될 듯하면 계속 가방 메고 이나라 저나라를 다니기 마련이다. 상금과 포인트 작은 대회만 다니며 승리 분위기에 사로잡혀 살 수도 있겠지만 그랜드슬램 1회전 탈락자는 그럼에도 큰 무대에 도전한다.


 

▲ 경기에 진 뒤 코트를 가로질러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바섹. 코트 마스터가 그를 보는 눈이 심상 찭다 

▲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선수도 있지만 바섹은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벤치 밟고 펜스 넘어 선수 휴게실 가는 바섹


재미교포 테니스 선수 그레이스 민을 만났다. 이탈리아 카밀라 조르지에게 1회전에서 패했다. 그레이스 민은 롤랑가로스 예선 3승을 거둬 본선에 올라 1회전 탈락했다.


그럼에도 잠시 미국 챌린저 대회 출전하다가 다시 윔블던 예선 출전 한다. “본선 갈거에요”하는 말에 고마워했다. 가방 혼자 메고 다니는 1m 60의 그레이스 민. 코리아오픈에 오라하니 랭킹 만들어 꼭 온다고 했다.


그레이스에게서 작은 거인임을 느꼈다. 재작년 코리아오픈 인터뷰때 돈 많이 벌어 어려운 사람들 돕고 싶다는 그레이스는 스스로 비행기값 마련하고 빵값 조달해 투어 다니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기사=테니스피플 프랑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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