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롤랑가로스에 미국 선수들이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남자 선수들은 프랑스오픈에 출전을 잘 안하거나 해도 1,2회전 탈락하기 일쑤다.  미국 여자 선수도 세레나 윌리엄스를 제외하고 다른 미국 여자선수들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클레이코트에 강한 선수들에게 눌려 기를 못펴왔다.

 

29일 일요일  이변이 일어났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셸비 로저스라는 무명의 선수가 수잔 랑글랑코트에서 일을 냈다.

 

로저스는 대회 25번 시드인 루마니아의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를 6-3 6-4로 이기고 프랑스오픈여자단식 8강에 진출했다.

 

베구는 코리아오픈에 자주 출전해 우승도 한 선수로 우리나라 테니스인들에게 낯이 익은 선수다.

하지만 빨래줄 같은 샷과 서브를 지닌 로저스가 베구를 가볍게 이겼다. 

 

로저스는 "관중들이 비 맞아가며 경기를 보고 내 이름을 경기 내내 부르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결승전도 아닌 16강전인데 로저스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나이도 23살로 어리고 세계여자랭킹도 108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늘 경기장에서 구석진 코트에서 경기하다 수잔랑글렌같은 대형 코트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처음인데다 가족과 친구외에 자기 이름을 이렇게 많이 불러주는 경우를 처처음 경험했기 때문이다.  

 

로저스가 10번 시드 페트라 크비토바를 이겼을때 크비토바의 컨디션이 별로였을 것으로 여겼다. 그리고 다시 로저스가 17번 시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코리아오픈 우승자)를 이길때도 그럴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25번 시드 이리나 카멜리아 베구를 이기면서 이제 미디어들은 롤랑가로스 신데렐라를 주목하게 되었고 '시드 킬러'냐 아니면 '깜짝 우승자'냐 하는 수식어 카드를 놓고 고를 처지에 놓였다. 

 

로저스는 베이스라인 플레이를 아주 견고하고 자연스럽게 했다. 양손 백핸드로 구사하는 스트로크는 문볼 넘기는 여자 선수들과는 달랐다. 경기를 지켜본 한 관중은 "세레나에 이어 호쾌한 테니스를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로저스는 경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며 눈물을 또 흘렸다. 

 

로저스는 "코트에서 내 게임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변화를 주지말고 그저 연습하던데로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를 했다"며 "롤랑가로스를 영원히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92년 생인 로저스는 미국테니스협회가 키우는 선수. 6살때 운동에 소질을 보여 테니스를 시작한 로저스는 고등학교때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대신하고 테니스에 전념했다. 2009년에 미국 여러 대학으로부터 장학생 입학 조건을 제시받기도 했다.  로저스는 현재 미국 플로리다 보카라톤에 있는 미국테니스협회국립테니스 센터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미국테니스협회 코치가어를 동행하고 있다.  로저스의 우상은 슈테피 그라프.

 

로저스는 세레나와 비너스 윌리엄스, 린지 데븐포트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오픈 8강에 진출한 미국 선수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톱10 페트라 크비토바를 롤랑가로스 2회전에서 베이글 샌드위치로 이기고 베구 마저 이기면서 생애 최고인 60위안에 들게 됐다. 로저스의 코치는 마크 루세로.

 

테니스선수가 안되었으면 하키 선수가 되었을 것이라 말하는 로저스는 롤랑가로스에서 저중심 설계의 튼튼한 하체로 강력한 샷을 뿌려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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