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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과 욕설- 사라져야 한다(서의호)

이 글은 sta대표 서의호 교수의 칼럼입니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이곳에 게재합니다.

최근 외부로 나가 훈련하는 것을 절대 금하기로 소문난 한 중학교 테니스부가 선수들의 외부훈련을 허용하였다.
이제 전근대적인 강압적 비과학적 훈련 방식으로는 선수를 확보하기 힘들게 되었다는 변화로 느껴진다.

이제 학교 테니스는 서로의 벽을 헐고, 세계 100위를 위한 테니스 발전책을 강구해야 한다. 학교 테니스와 클럽 테니스가 아름답게 병존하는 일본 테니스... 우리는 그 일본 테니스를 본 받아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 학교 테니스의 많은 문제점 중의 하나가 체벌과 욕설이다.

체벌과 욕설. 아직도 한국의 초중고 교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것이 운동부로 오게 되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아직도 우리에겐 체벌과 욕설이 운동 선수에게 효과적이라는 믿음이 존재한다.

점점 사라져 가고 있긴 해도 선수를 마구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이 코치 감독들에게 남아 있다. 매년 STA가 주최하는 한국주니어테니스서킷(KJTC: Korea Junior Tennis Circuit)에서 어느날 목격한 사실이다.

한 코치가 경기에 지고 나오는 어린 여자 선수를 마구 때리는 것을 본적이 있다. 그 선수는 표정 없이 일상 생활인 듯 얻어 맞고 있었다.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한국의 코치들은 여전히 초등학교 및 중고교 선수들을 때리거나 그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다.

좀 나은 코치라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게임이 끝나고 나오는 선수를 무슨 죄인 다루듯이 야단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선수는 고개를 숙이고 죄수가 재판을 받듯이 서 있는 경우가 종종 목격된다. 이것은 여자 선수에게도 예외 사항이 아니다.

최근 대학 유망주인 한 선수가 학교를 이탈하여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의 감독 코치들은 "한국 선수들은 역시 맞아야 잘 한다"라고 말한다. 심지어 일부 학부형들조차 우리 아이를 때려서라도 성적을 내게 해 달라고 주문한다.

실제로 주니어 시절 좋은 성적을 내었던 선수들의 경우 많이 맞으면서 훈련한 것이 사실이다. 10대 선수들은 자기 제어 능력이 부족한 나이이기 때문에 일단 체벌을 가하면 통제가 가능하고 훈련의 효과가 잠시 올라가는것도 사실이다. 또한 레슬링, 유도 등 다른 운동 종목에서 체벌의 효과가 증명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테니스에 있어서 과연 맞는 선수가 앞으로 더 잘 하게 되리라고 생각하는가? 예를 들어 보자. STA는 지난 몇 년간 미국 닉볼리티에리에 한국의 주니어 유망주를 단기훈련 형식으로 보내 왔다. 그 숫자는 현재까지 50명이 넘는다. 슬픈 것은 이 많은 선수 중 단 한 명도 훈련이 끝난 후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선수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어떤 선수는 여권을 감추고 여권이 없어 한국에 못 간다고 이야기 하기까지 한다. 이 선수들 모두 김포공항에 내릴 때 부모를 만나 반가움을 표시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시 한국에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얼굴에 드리운다.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한국에서 훈련하기 싫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 자명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선수들이 "내일 비나 와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어 있다. 비가 와야 비로소 훈련을 쉬게 되니까 그렇다.

과연 이렇게 테니스가 하기 싫은데 테니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을까? 이렇게 하기 싫은 테니스를 '대안이 없으니까' 또는 '상급 학교에 특기자로 진학해야 하니까' 등의 이유로 지속한다면 그것이 효과가 있을까? 이것은 한국의 중고교생들이 대학입시를 위해 하기 싫은 공부를 하다가 결국 창의력을 상실한 대학생이 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미국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에 가해지는 체벌에 대해 즉각적인 구속으로 대응한다. 이런 미국에서 샘프라스, 아가시 등의 스타가 나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 아가시는 닉볼리티에리 스쿨에서 테니스를 배우면서 공부는 브래든튼 아카데미(Bradenton Academy)라는 중고교에서 배웠다.

그 학교 교장 거버(Gerber)씨는 아가시가 재학 시절에 공부 보다는 패션에 관심이 많고 장난꾸러기였다고 회고 한다. 이런 아가시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면 아마도 학교에서 많이 맞으면서 테니스를 쳤을 것이고 결국은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을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맞은 선수는 일단 맞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코치 감독의 눈치를 보고 행동하고 시합에 나가서 일단 이기기 위해 애 쓸 것이다. 지면 맞으니까... 실제로 어떤 코치는 시합에서 진 게임수를 세어 때리는 경우도 있다. 현 국가대표인 한 선수는 말한다. "맞지 않기 위해 연습하다 보니 이렇게 수비적인 선수가 되었다. 내가 좀더 어린 시절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테니스를 배웠다면 지금 더 잘 되었을텐데..."
맞아서 성장한 선수는 볼을 치는 기계로 전락한다. 공격적인 선수가 되기도 힘들다. 게다가 창의적인 게임 운영을 하기도 힘들다.

때리거나 욕설을 퍼붓지 않는다 해도 게임이 끝나고 나오는 선수를 무슨 죄인 다루듯이 야단치는 것도 문제가 많다. 코치나 감독이 무슨 재판관인가? 이런 현상은 선수가 시합이 끝나면, 지든 이기든 격려와 웃음으로 대하여 주는 외국의 코치들과 큰 대조를 이룬다.
기가 죽은 선수는 창의력과 개성이 요구되는 테니스에서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테니스 선수는 기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테니스는 창의력과 전략이 고도로 요구되는 스포츠이며 자기 동기 부여에 의해서 훈련과 시합이 진행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경기이다. 게다가 고도의 지능이 요구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닉볼리티에리 코치들은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우리의 주니어 선수들은 일단 현재는 잘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창의력과 전략이 스스로 몸에 배지 않은 선수들이며 타인의 체벌로 인해 억지로 만들어진 선수들이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 잘 할 수 있을까? 정말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같은 동양인들도 체력적인 열세를 떠나 선수들에게 기를 살려주고 격려하고 올바른 훈련을 시키면 잘 할 수 있다. 비단 마이클 창의 예를 들지 않아도 동양인 남자가 훌륭히 프로 생활을 하고 있는 예가 얼마든지 있다.

존 매켄로(John McEnroe)이후 처음으로 대학 1학년으로 미국 대학선수권에서 우승하여 프로로 전향한 후 현재 세계 100위권에 있는 세실 매밋(Cecil Mammit)선수는 필리핀계로서 신장도 작다(사진 오른쪽이 세실 매밋. 왼쪽은 폴 골드슈타인).

그는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창의적인 테니스를 배웠고 동양인으로서 신체의 열세를 극복하였다. 맞으며 테니스를 치지 않아도, 키가 작아도, 동양인의 몸매를 가지고 있어도,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기 동기부여(Self-motivation)에 의한 정신력 향상과 창의적인 훈련의 결과였다.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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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2'
  • 빵균ª_ª; 01.09 15:11
    테니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운동의 시작은 체벌과 욕설입니다.

    그 이유와 근거는 정말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가 왜 골 득점력이 없는지 아십니까?
    그 이유는 어렸을때 잘못된 교육현실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초중고 축구부에서 골 실책을 하면 싸대구(뺨) 맞죠
    감독님 한테 발로 차이죠. 엎드려 바쳐하죠. 교체당하죠.
    이렇기 때문에 골넣을수도 있는대 패스만 툭툭 차대죠 ;
    그러니 골이 안들어 갈수밖에 ;..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겪엇던
    축구선수들이 다시 감독이 된다면 또 다시 그 감독에게 배우던
    축구선수는 또다시 욕설 폭력을 가하게되고..
    사라지지가 않겠죠.

    아무튼 제가 딱 생각하기에는 우리 나라는 운동할곳이 못된다 입니다.
    솔직히 좀 안좋은 말이긴 하나 , ..
    정말 심한 곳에서 운동하면 개나 소나 못합니다. ..


  • 빵균ª_ª; 01.09 15:13
    그리고 최근에인가 일어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어느 고등학교 레슬링부 .. 한부원이 타이어매고 운동장 돌다가
    사망한 사건.. ..
    진짜 한국인 이지만 이민 가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