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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인생 3세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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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전테교의 모든 글들과 댓글까지 모조리 훑고나니 대략 3개월이 걸리는군요.

사실 예전 홈페이지부터 가입한 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작정하고 홈페이지를 일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아이패드를 화장실까지 끼고 다니며 소파에 앉아, 또 침대에 누워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미간에 주름잡고 고시공부하듯 전테교를 파헤치는 저에게 마눌님은 초고온의 레이저를 연사하고 있습니다만,

학문의 길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변화하고 발전하는 현대 테니스의 알파와 오메가를 이 곳 전테교의

여러 고수님들을 통해 오르가자미를 잡으며 심독할 수 있기에 마음으로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순서가 바꼈습니다만, 간단히 인사를 드리죠.

전 올해 마흔이 된 말레이시아 생활 10년차 교민입니다.

처음 윌슨 나무라켓을 잡고 레슨이란걸 받아본게 82년 여름방학으로 기억되네요.

그러다 알루미늄재질이던가 암튼 한일이었을겁니다...쇠테(!)라켓을 잠시 거쳐 테크만이라는 회사의

그라파이트 라켓을 고딩때 첨 잡아보고 와~좋다 좋아 감탄하며 레슨을 계속받다가 대학에 가고

또 군대에 가서 운좋게 테니스병 생활을 2년쯤 했죠.(윌슨 프로스탭으로 갈아탄게 이때입니다.)

발이 가벼워 개 뛰듯 뛰어다니는 하드히팅의 공격적인 플레잉 스타일 때문에 군대 장교들과 싸모님들 틈에서

욕도 어지간히 먹기도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볼을 살리는 테니스', '대주며 전방을 잠식해 가는 테니스'를

이 때 처음 배웠기에 나름 소중한 추억이군요.ㅎㅎ

 

그렇게 제대를 하고 PC통신 네츠고의 작은 동호회에 두어달 참가도 해 보았습니다만, 어느새 사회로 나가야 할

준비가 필요한 나이인지라 라켓을 골방에 넣은 채 말레이시아로 이주와서까지 그렇게 십여년을 테니스와

담 쌓고 살아왔네요. 사실 이 곳에서도 한 4~5년 전쯤 마음맞는 지인들과 테니스를 잠시 즐겼습니다만,

인원 4명의 간신히 복식조나 구성되는 모임에 제가 직장 일로 지방에 3년 정도 근무를 하게 되어 그 마저도

모임이 깨졌습니다.

 

그리곤 작년 8월쯤, 교민이 가장 많은 수도 쿠알라룸푸르로 다시 상경하고 보니,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 새 테니스

동호회가 두 곳이나 생겨있었습니다. 물론 상경하자마자 두 곳에 모두 가입해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아주 특별한 일

없으면 반드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양쪽 합쳐서 30명 정도의 회원들이 계신데 전 싱가폴 국가대표 코치 출신도 경기이사님으로 계시고, 대학 동아리에서

잔 뼈가 굵은 분도 계시고 요새 말 그대로 즐~테 하고 사네요. ㅎㅎ 구력과 NTRP는 절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만, 제 실력은 5.0 정도 됩니다. 최근엔 선수출신의 경기이사님 덕택에 지난 10년간 한국아마테니스를

풍미했다는 유동현 선수, 그리고 토요타 실업팀 출신의 여성 OB 선수와 경기를 갖는 호사도 누렸네요.

'결국은 스텝' 그리고 '소프트핸드'의 결정적 차이를 절실하게 느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유선수와 경기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전테교에 전개되어 있는 수많은 무공들과 저의 견해에 대해

보다 전문가적인 경험에 나오는 의견을 나누고 싶었습니다만, 유선수는 그저 한마디만을 남기더군요.

"이론 너무 연구하시면 주화입마 하십니다. 이제 그냥 공하나 더 치면서 즐기세요. ㅎㅎ"

 

뭐라 토달수 없는 초절정 고수의, 대꾸조차 할 수 없는 일갈이지만, 그래도 전 오늘도 전테교를 기웃거리며

여러분들의 비급을 보고 또 보고 하고 있네요. 사실 유선수와 같은 NTRP 측정불가의 수준에, 어려서부터

현직선수들과 함께 클레이를 한 숫가락씩 먹어가며(유선수 아버님이 어려서부터 테니스장을 운영하셨다는군요)

훈련해 온 고수에게, 전테교와 같은 인터넷이나 책에 나오는 그 많은 이론들이 얼마나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까만,

현실의 우리는 그런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 한, 코치님의 꾸준한 레슨과 트레이닝, 경기 경험 못지 않게 전테교의

이론들을 읽고 또 읽어 어느새 그것들이 머리에서 사라지고 몸에 각인되는 수준으로 반복학습 하는 것이

돈 안드는 보약이라 생각되네요.

 

핸디 16에서 중단하고 골프 대신 테니스에 다시 미쳐살다보니 최근엔 양쪽 동호회를 합쳐 대한체육회 산하의

재말레이시아 대한 테니스 협회도 설립하였습니다. 매년 있는 전국체전의 재외국민 경기에 올 가을 처음으로

선수단을 구성하여 참가해 볼 계획으로 여러분들이 즐겁게 땀흘리고 계십니다.

 

철모르고 펠트까져라 후려대던 학생 때가 테니스 인생의 시작이었다면, 군대에서 숙일 줄 아는 겸손과 유연함의

미덕을 배운게 제 2의 인생이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되어 잊고 있던 젊음의 근력과 호흡을

더 늦기 전에 다시 찾으려는 지금이 테니스 인생의 제 3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3세트 경기가 그렇게 또

5세트 경기가 될 수 있도록, 그런 삶이 허락되도록 구정이 되어 새삼 기원해봅니다.

 

교장님을 비롯하여 전테교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즐~테~하시기 바랍니다. ^^






[테니스는 어떻게 완성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