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출하라.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출하라.

테니스 실력은 다른 운동에 비해 빠른 시간에 급성장하지 않는다.
정말 쉽지는 않은 운동인 것 같다.
볼링은 3-5년 정도 열심히 하면 프로와 게임을 할 정도로 실력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테니스를 3-5년 했다고 하더라도 거의 초보자 수준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렵고 복잡한 운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테니스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레슨도 열심히 받고 틈만 나면 개인연습도 하고 클럽에서 회원들하고
게임도 하면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실력이 정체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럴 때는 한정된 공간 안에  자신을 가두어 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만수선수가 고교시절, 그 당시 서울 운동장에서 처음으로 야간경기를
하게 되었다.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와~아!~~전깃불이다!!‘ 하면서
박수를 치고 환호하였다.
이것을 본 상대팀 선수들이 ‘촌~놈 웃기고 있네!!’ 라고 비아냥거렸다.
이만수 선수는 이 소리를 듣고 오기가 발동해서 잔뜩 벼르고 시합에
나갔다.

그러나 큰 무대의 낯 설은 환경에 그의 말대로 난생처음 전깃불
밑에서 하는 시합인지라 힘 한번 못쓰고 패하고 말았다는 일화가 있다.
그 당시, 큰물에서의 경험이 훗날 한국 프로 야구사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우는 발판을 마련한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고 술회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아니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테니스를 직업으로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자신의 실력을
발전시키려면 지금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낯 설은 분위기에서 게임도 해보고 모르는 사람들의 여러 구질도
느껴보고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도 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외적인 분위기를 느껴보면서 견문을 넓히고 자기의
현재위치와 수준을 가늠해보고 실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항상 똑같은 분위기와 환경 속에서 반복되는
연습과 게임은 그것이 지니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아무런 의미 없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의 적절한 조화 속에서 테니스의
또 다른 재미도 느끼고 실력도 발전시켜야 한다.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석이조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꼭 거쳐
가야 하는 과정이므로 우물 안에서 안주하지 말고 과감하게
바깥세상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테니스는 배타적인 면도 많다.
초보자 실력을 가진 사람을 반갑게 맞아 줄 곳은 흔치 않다.
그러나 체면이나 자존심은 일단 접어두고 얼굴에 철판이라도 깔고
코트에 나가서 몇 달 고생 한다고 생각하라.
고수들과 한 게임의 내용을 분석해 보고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느껴 보아야 한다.
그러면 가두어진 틀 속에서 몇 년을 노력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게 될 것이다.

남이 보면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것도 잘 안 되는 수준에서 자신은
전술과 전략이 부족하다고 하는 웃지 못 할 일들이 가끔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을 지나치게 평가절하 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처럼
자신의 위치를 모르는 황당하고 심각한 착각 속에서 헤매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듯이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 수 없다면 클럽의 고수들께 자문을 구하여
나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정작 나한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을
내려 부족한 시간이나마 효율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