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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테니스, 변해야 산다

  추락하는 여자 테니스, 부활을 위한 제언


왜 위기인가?


테니스 동호인 중 동네 테니스 코트가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것이 한국 테니스의 위기라고  진단(?)하는 분들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니스 코트의 축소나 폐지는 위기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한국 테니스의 부산물이지 그 자체가 위기는 아니다.다른 스포츠 분야와 마찬가지로 테니스도 리더(엘리트)들의 성공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리더들이 성공하게 되면 전체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그 기회는 곧 저변 확대와 인프라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 테니스는 이형택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기에 테니스를 통해 성공을 꿈꾸는 주니어나 실업선수들이 희망을 안고 맥을 이어가고 있고, 언론에서도 간헐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여자테니스는 관심도 멀어지고 끝없는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대항전인 페드컵 지역예선에 나가 전체 참가국 가운데 하위권 성적을 내면서 테니스 후진국이라는 소리마저 듣게 됐다. 남자 주니어들은 월드그룹 본선에 진출하는 데 반해 여자 주니어들은 본선에 발 하나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수년째 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외국대회만 출전한 여자선수들 가운데 100위권 내에 드는 선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국 여자 테니스 엘리트 그룹에 대한 분석을 통해 문제점과 대안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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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키릴렌코 선수의 모습ⓒ 전현중의 테니스 교실 모기님


엘리트 선수층 얇고 일본, 중국 등에 뒤처져

세계 랭킹 1~599위권의 한국 여자선수는 총 7명이다.(2007년 기준 이예라, 유미, 이진아, 조은혜, 김진희, 장경미, 김소정) 일본은 30명, 중국은 21명이 500위권에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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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위권 선수 수 및 포인트한국은 선수 수와 랭킹 포인트 보유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 전현중 

한국은 중국 일본 호주 영국과 단순 비교해도 선수층이 너무 얇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미래는 더욱 비관적이다. 그래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의 500위권의 여자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포인트 평균은 중국, 일본 등의 선수들과도 질적으로 많은 차이가 난다. 같은 500위권에 있지만 한국 여자프로선수들이 100위권에 진입하기는 상대적으로 훨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500위권의 5개국 평균 랭킹 포인트는 128점이며 한국은 50점으로 가장 낮고 중국과 호주가 184점이다. 한국과 거의 3.5배의 차이가 난다. 현재의 추세라면 한국선수들의 랭킹 포인트는 점점 떨어질 것이며 500위권 선수는 몇 년 안에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다. 그나마 7월 랭킹에서 7명의 한국선수들이 포함된 것은 올해 국내에서 3개의 여자대회가 열려 작은 점수나마 랭킹유지에 필요한 포인트를 보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가

우선 국내 서키트, 챌린저 등 국제 프로 대회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국 여자프로선수들은 2007년 평균 12개 대회에 출전했다. 중국 일본 등 비슷한 조건의 선수들의 66% 수준이다. 그나마 최근 인천, 창원, 김천 서키트가 열렸기 때문에 그 폭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국내대회를 3개 정도만 늘려 포인트 획득의 기회를 늘릴 수만 있다면 아시아, 일본과의 대회출전 격차를 10%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즉 세계무대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국내에서 마련할 수 있도록 국내 서킷대회를 더 늘려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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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대회 수 및 평균 랭킹
한국은 대회에 출전하는 횟수도 적고 보유하고 있는 랭킹도 중국, 일본 등에 큰 차이로 뒤지고 있다.ⓒ 전현중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 갖춘 지도자와 지도방식 도입 역시 절실하다. 아래의 두 그래프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한국 여자 프로선수들이 대회 출전수의 차이에 비해 포인트의 차이는 엄청나게 나타난다. 즉 한국 여자선수들이 대회에 출전을 해도 랭킹 상승에 필요한 포인트 획득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외 대회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출전하더라도 승리보다는 1-2회전에 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티어급 이상의 대회를 많이 유치하는 것은 이런 면에서 볼때는 시기상조다. 티어급 이상의 대회일 경우 오히려 일본, 중국 등의 선수들에게만 포인트 축척의 기회를 만들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여자투어대회로 유일하게 열리고 있는 티어4급 수준의 한솔 코리아 오픈은 한국선수들에게 충분한 자극제와 동기부여를 해주는 대회가 되고 있으며 4회째를 치른 올해는 인터넷 중계 시도, 속도계 설치, 관중유치 성공 등 많은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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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 대회 수와 랭킹 포인트와의 관계

대회에 출전하더라도 획득하는 랭킹 포인트는 중국, 일본 등보다 많이 뒤지고 있다.ⓒ 전현중 

한국의 여자 프로선수들이 티어급 이하 서키트 대회에 나가 1-2회전에 대부분 탈락해 많은 랭킹 포인트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선수들의 경쟁력이 아직은 세계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너무 야박한 평가일까?

선수의 문제를 포함해 지도자들이 지도능력이나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초 대한요트협회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일부 세부 종목에 외국인 코치를 2명 초빙한 것이다. 현 코치진을 포함해 경쟁력 있는 코치를 선발한다는 의도이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면 선진기술과 코치진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국가대표나 유망 주니어들이 사비로 외국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당 기관에서 과감히 변화를 모색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주니어 시절 아무리 훌륭한 자질과 성적을 나타낸다 하더라도 결국은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자연도태되고 말 것이다.

두 가지 예만 들어보자. 7월26일 남자 투어대회인 크로아티아 오픈에 출전하여 세계랭킹 3위인 조코비치를 이겨 투어 8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세르비아의 빅토르 트로이키와 은퇴한 전미라다.

우선 전미라는 주니어 시절 경쟁력이 누구보다 있었지만 성인무대에서 오히려 퇴보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름없이 무대에서 내려왔다. 개인의 문제도 없진 않겠지만 지도자와 지도환경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트로이키 선수가 2004년 주니어 대회 4강에서 전웅선 선수에게 패한 기록이 있었다는 것은 테니스 팬들도 잘 몰랐다.

3년이 지난 2007년, 전웅선과 트로이키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전미라에 이어 국내의 많은 유망한 주니어 선수들이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사례이다.

500위권의 선수(1년기준)는 한국은 여자인구 500만명당 1명, 일본은 200만명당 1명, 중국은 3000만명당 1명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 여자 테니스가 가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통계기준 : 중국인구 13억, 한국 7천만, 일본1억3천- 예)한국 7,000만(총인구)/2(여자50%)/7(500위권 선수)=500만명)

얼핏보면 인구가 많을수록 경쟁력 있는 선수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런 점에서 가깝에 위치한 일본의 지도 방식과 인프라는 우리나라 지도자나 협회가 벤치마킹할 모델로 삼아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엘리트 선수의 성공은 필수

왜 10위권의 선수가 배출되는 것이 중요한지는 초반에도 조금 언급했듯이 테니스가 성공이 가능한 운동이냐 아니냐의 판단기준이 엘리트들의 활약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 때문이다.(동호인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한국이지만 몇 년간 여자테니스를 비롯해 한국의 엘리트 테니스의 침체가  지속된다면 결국 동호인 테니스도 급격한 몰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 예상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테니스가 언론의 관심과 방송에 노출되는 횟수가 줄고 투자가치의 이유가 줄어든다면 당연히 성공하기 어려운 운동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운동하는 테니스 선수가 줄 것은 자명하며 학교 테니스 코트, 직장, 지방단체의 코트는 설땅을 잃을 것이다. 여론을 등에 없지못하고 저변도 줄어드는데 코트를 유지해야 할 명분이 어디 있겠는가?

맨유의 박지성이 출전한 경기의 시청률이 2.0%정도이며 야구가 1.0-1.5%정도이고 이형택의 윔블던 8강 시청률이 0.98% 정도라고 한다. 수만명의 팬들이 주말마다 경기장을 메우는 야구에 테니스가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여자 선수 중에 이형택과 같은 선수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맨유의 박지성 경기보다 더 높은 시청률이 나타났을 것으로 생각한다.

테니스 팬들이 아우성 치며 이형택 경기 중계 좀 해달라고 방송국에 사정사정하지 않아도 된단 말이다. 방송국에서 시청률 높은 경기를 중계해주는 것은 생존본능이다. 왜 여자선수들을 비롯해 성공한 엘리트 테니스 선수들이 나타나야 하는지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을 많은 테니스 팬들이 인식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한국 여자 테니스는 추락할 것이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냐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관련단체와 테니스를 사랑하는 동호인, 지도자 등 한국의 테니스인들이 좀 더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가진다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무대에서 큰 나래를 펼 수 있을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신은 승리를 통해 승자에게 기쁨을 주고 패배를 통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또한 함께 준다고 한다. 세계 1위의 꿈을 갖고 세계 방방곡곡에서 1포인트를 얻기 위해 오늘도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 주니어, 실업 여자선수 여러분! 패배를 두려워 말고 꿈을 향해 나가자!



오마이 뉴스 기사 전현중  07.10.14 19:05최종업데이트07.10.14 19:42



[테니스 칼럼,취재,관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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